[기자수첩] 교육 현장의 '민낯'…숨겨진 공직 윤리의 '붕괴'

홍갑의 데일리모닝 폅집장

2026-01-26     홍갑의 기자
홍갑의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최근 한 고등학교 교장이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 왜곡과 명예훼손을 주장하며 정정보도를 신청했다. 언론이 자신의 일탈 행위를 '천태만상'이라 표현하며 과장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전남도교육청의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교장의 비위는 참담한 교육 현장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해당 교장은 예산 집행 절차를 무시하고 카페에 선결제를 지시하는가 하면, 실제 출장을 가지 않고도 여비를 수령하거나 타인의 카드 영수증을 첨부하는 등 치밀하고도 반복적인 방식으로 공금을 부당하게 수령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 8차례에 걸쳐 부당한 출장비를 수령하고, 그에 따른 5배에 달하는 가산징수금이 부과되었다는 사실은 이것이 단순한 행정적 실수가 아닌, 고의적이고 중대한 비위 행위임을 교육청이 명확히 규정했음을 의미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교직원들을 향한 언어폭력과 갑질의 수위다. "주둥이를 확 찢어버린다"는 식의 폭언과 "공범이니 입조심하고 선결제 흔적을 없애라"는 협박성 발언은 교육자로서의 품위를 스스로 내던진 처사다.

상담 교사에게 “상담실이 노는 공간인가, 상담 안 하지 않느냐"며 모욕을 주고, 근평 불이익을 시사하며 전보를 강요하는 행태는 학교라는 공간을 민주적 교육의 장이 아닌, 개인의 사적 왕국으로 전락시켰음을 방증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교장 측은 이러한 구체적인 감사 결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이는 자신의 잘못에 대한 뼈아픈 성찰 대신, 제기된 의혹을 은폐하고 언론의 비판 기능을 위축시키려는 전형적인 책임 회피 전략으로 비친다.

교육청의 감사 결과는 언론 보도가 단순히 자극적인 폭로가 아니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학교장은 단순한 행정 책임자가 아니라 누구보다 청렴하고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교육자로 학생들에게 도덕과 정의를 가르치는 상징적 존재다.

그런 학교장이 공금을 유용하고 교직원을 인격적으로 살인하는 행위를 저지르면서도 '명예'를 운운하는 것은 교육계 전체에 대한 기만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교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엄중한 문책이다. 또한, 이러한 비위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었던 학교 내부의 견제 시스템 부재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 현장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잘못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곪은 부분을 도려내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