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공모제, 지원자 없어 교육계서 '홀대’
교장공모제, 지원자 없어 교육계서 '홀대’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4.01.1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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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33곳 중 7곳 지원자 없어 지정 취소
해남 현산중 단독 지원자 포기서류 제출
여수고 재공고와 추가공고 끝에 간신히 1명 지원
[데일리모닝] 광주·전남지역 교장공모제 지정학교 10곳 중 2곳이 지원자가 아예 없어 유능한 교장 모시기는커녕 홀대를 받고 있다.

당초 탁월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교장을 임용해 학교를 변화시키겠다는 취지와 다르게 교장공모제가 외면당하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6일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교장공모제 지정학교 33개교 중 7개교가 지원자가 없거나 단독 응모했다가 철회하는 바람에 교장공모제가 무산됐다.

전남의 경우 교장공모제가 취소된 학교는 보성 겸백초, 고흥 동강초와 금산중, 해남 현상중 등 4개교이다.

해남 현산중은 간신히 1명이 응모해 교장공모제가 진행된 듯했으나 지원자가 공모 포기서류를 제출해 교장공모제 취소 학교로 분류됐다.

현산중에 지원한 A 씨는 임용기간 4년에 묶여 선호학교에 자리가 나와도 전보가 제한될 것을 우려해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수고는 재공고와 추가공고 등 3차 공고 끝에 간신히 여수 A 중학교 윤 모 교장이 단독 지원해 심사절차에 들어갔다.

탁월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여수고 교장을 모시기 위해 여수고 동문회를 비롯해 여수지역 퇴직 교원, 여수시청 등이 여러 사람을 상대로 공모제에 지원해줄 것을 부탁한 끝에 간신히 윤 교장이 이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에 교장공모제 지원자가 없어 무산된 완도수산고가 4명이 지원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며, 영암 독천초와 낭주중 각각 3명, 순천 별량중과 신안 도초고가 각각 2명씩 지원했다.

나머지 14개교는 지난 2일 접수마감 결과 완도수산고가 4명이 지원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며, 영암 독천초와 낭주중 각각 3명, 순천 별량중과 신안 도초고가 각각 2명씩 지원했다.

광주도 교장공모제 지정학교 10개교 중 광주용산초와 각화초, 문정초 등 3개교가 지원자가 아예 없어 취소됐다.

교장공모제가 이처럼 외면 받는 것은 사실상 교장 자격증 소지자 위주로 이뤄져 이들이 굳이 공모제에 지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교장 승진이 무난한데 공모제에 지원했다가 표절 시비 등에 말려들어 자격박탈은 물론 징계를 받아 교직사회에서 우세를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또 공모제 지정학교가 대부분 소규모 학교로 선호학교에 자리가 나와도 임용기간 4년에 묶여 전보가 제한돼 참여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원 자격 또한 정년 잔여기간이 4년이라는 점과 유능한 교장들이 전문직 진출을 희망하고, 선후배 간의 연공서열이 분명한 점도 선뜻 지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모제 지정학교가 너무 많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교육부가 교장 퇴직자 수의 3분의 1 이상을 교장공모제 학교로 지정하도록 규정해 밀어붙인 것이 교장공모제를 겉돌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