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대체로 ‘원활’ vs 출석률 99%
온라인 개학 대체로 ‘원활’ vs 출석률 99%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20.04.0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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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중3·고3 출석률 98.8%, 지난해 출석 개학보다 5%p↑
전남 중3·고3 출석률 99.5%·98.5%
서버다운 없고, 자작 콘텐츠 효과적, 교사들 혼신
쌍방향 적고, 일부 먹통, 늦잠 속출, 고3지도 한계
(사진=전남도교육청 제공)
(사진=전남도교육청 제공)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일이 대체로 원활했다는 평가다.

고3과 중3을 대상으로 1차 온라인 개학이 시행된 9일, 광주·전남 일선 학교에서는 '원격수업+재택공부'라는 사상 초유의 교육 실험이 347개 중학교와 212개 고등학교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첫날 운영 결과, 대다수 학교에서 긍정적 측면과 우려스런 부분이 뒤섞였다.

우선, 비대면 수업인데도 출석률은 되레 예년보다 높았다.

9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12시 현재 광주지역 중3, 고3 학생 2만8595명 중 2만8255명이 원격수업에 참여, 98.81%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중3의 경우 전체 학생 1만3769명 중 1만3651명이 참여해 출석률은 99.14%였고, 결석 학생은 118명이었다. 고3은 전체 학생 1만4826명 가운데 1만4604명이 참여해 출석률은 98.50%였고, 결석 학생은 22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출석률 93%보다 5.8%p 높았다.

인터넷 동시접속에 대비, 학교별로 최대용량 500MB를 제공한 가운데 학내 망 기준으로 중학교는 282MB, 고등학교는 243MB로 네트워크 과부하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사상 초유의 4월 온라인 개학에 따라 준비의 어려움과 많은 염려가 있었지만, 단위학교와 현장 교사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준비로 큰 문제없이 원격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함께 문제를 풀어가야 수학과목은 '판서' 형식으로, 역사는 지도나 차트를 활용한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국어는 '교과서 필기'와 목소리위주로 '맞춤형 수업'이 이뤄졌다. 교원3단체가 힘을 보탠 경제수학, 한문콘텐츠도 수업의 질을 높였다.

상일여자고등학교 교사들은 전체 수업의 50%를 자체 제작한 콘텐츠로 구성하는 등 학생들의 특성과 수준을 고려한 수업을 운영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풍암고는 학교 자체적으로 감염병 예방 동영상을 제작해, 온라인 개학 첫 날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물론 등교수업이 진행될 상황에서 지켜야 할 감염병 예방 수칙을 학습했다.

상무고는 교사, 행정직원, 공무직 등 다양한 학교 구성원들이 학생들에게 자신들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바탕으로 온라인 개학식을 가졌다.

용두중학교는 3학년 교사들이 반 학생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서 ‘몸 건강, 마음 편히 학교에서 빨리 만나자’는 내용의 영상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남지역 고등학교 3학년 1만 6592명 중98.5%인 1만 6343명, 중학교 3학년 1만 4741명 중 99.5%인 1만 4667명이 원격수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원격수업은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 컨텐츠 활용형, 과제수행형, 기타 학교장이 정하는 유형 중에서 학교 별로 여건에 알맞은 방식을 선택해 진행했다.

사상 처음으로 원격수업을 해본 학생과 교사들은 그동안 염려하고 긴장했던 것에 비하면, 비교적 순조롭게 수업을 진행됐다는 평가다.

태블릿PC 등 정보화기기 대여도 대부분 완료돼 수급난에 따른 이렇다할 교육공백이나 수업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온라인 개학과 수업의 한계점도 곳곳에서 노출됐다.

먼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참여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광주만 놓고 보면 80%는 컨텐츠 제공형이나 과제제시형 등 이른바 '자율학습형' 수업으로 채워졌고 대면수업에 준하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20%에 그쳤다.

접속량 폭증에 따른 서버다운 등을 우려한 탓이지만 대리수강이나 눈가림식 수업 참여, 수업 부실화 논란은 불가피할 수도 있다.

일부이긴 하나 e-학습터나 EBS 온라인 클래스 접속 불량 역시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날 "결국 ebs가 터졌다" "서버 접속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빈 화면에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음'이라고 메시지가 뜨기도 했다.

화순의 한 고3 교사는 "초창기라 음량이 제대로 안 나오거나 작게 나와 학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고, 활용법을 여러차례 설명해도 학생들이 잘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며 "교육청에서 활용법을 숙지할 수 있게 도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늦잠도 속출했다. 대개 한 반에 2∼3명은 늦잠을 자다 뒤늦게 출석체크를 했다. 광주의 한 고교 교사는 "아이들이 카카오톡으로 출석 체크만 하고 다시 자는 경우가 많다"며 "온라인 수업도 나중에 볼 것 같은데 수업을 진짜 들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교사는 "온라인 학습이 자칫하면 불균형적 생활습관을 만들어 생활패턴도 망가지고 학습까지 악영향을 미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대입 수능을 앞둔 고3 입시지도도 문제다. 수시전형에 맞춰 성적관리와 대학입시 상담을 해야 할 시점이지만, 교사들이 학생들과 대면할 수 없다보니 학생상담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광주 모 여고 교사는 "보통 학기초에 아이들 친해져서 성격이나 학습 패턴, 진학문제 등을 꼼꼼히 살피면서 입시 상담에 들어가는데, 현장에서 못 보니 아쉬움이 크고 진학지도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전남의 한 고교 교사는 "고3은 수능 연기됐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대면수업보다 소통과 교감을 나누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밝혔다.

한편 고3, 중3을 시작으로 1주일 후인 16일에는 중학교와 고교 1~2학년과 초등학교 4~6학년, 4월20일에는 초등 1~3학년이 순차적으로 개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