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공모교장 9명 중도 ‘하차’…교육현장 ‘혼란’
전남 공모교장 9명 중도 ‘하차’…교육현장 ‘혼란’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20.08.2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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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교장 임기중 7명 장학관 등 ‘발령’…학생·학부모·지역사회 약속 ‘파기’
장석웅 교육감 ‘한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 교육철학 역행
전남도교육청 전경<사진=전남교육청 제공>
전남도교육청 전경<사진=전남교육청 제공>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최근 3년 동안 전남지역 일선학교 공모교장 9명이 지역사회와 약속을 어기고 중도 하차해 교육현장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모교장이 지역사회와 교직원들에게 임기 4년 동안 경영계획을 밝히고 임용됐지만 중도에 장석웅 교육감의 부름을 받고 하차해 지역사회의 교육은 안중에도 없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게다가 학부모 등은 지역의 학교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선발해 놓고 지역사회와 약속한 기간조차 임명권자가 제 맘대로 파기한다는 것은 지역사회와의 약속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남의 논의 물을 빼서 자기 논에 대는 격의 매우 불공정한 '아전인수'라는 비난도 거세다.

26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2018년 3월 1일부터 3년간 공모교장 9명(초등 5명, 중등 4명)이 임기 4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했다.

이들 가운데 7명은 장석웅 교육감이 교육청 장학관 등으로 차출됐고, 2명은 갑질 등으로 해임됐다.

공모교장은 4년 임기 기간에 학교를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하는 계획서를 제출하고 학교와 교육청 심사위원회 심사로 교육감이 최종 1인을 낙점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임용된다.

하지만 전남교육감은 공모교장을 임기 기간 중에 다른 곳으로 발령해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 등과 약속을 스스로 파기했다. 즉, 장 교육감의 ‘한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교육철학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13일 김갑수 목포고 교장을 9월 1일자로 공모교장 임기 1년 6개월을 남기고 목포교육장에 임명했다.

도교육청은 김 교장이 2018년 3월 1일 공모교장으로 임용돼 학생중심 교육과정 운영과 안전한 학교 환경 구축,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운영 등으로 역량을 발휘했다고 발탁배경을 설명하지만 학부모 등은 그렇지 않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구경석 보성 예당초 공모교장을 임기 2년을 남기고 전남도국제교육원 다문화교육부장(교육연구관)으로 발령했다.

또 2019년 9월에는 전문직 경력이 없는 장흥 용산초 박두열 공모교장을 잔여 임기 1년을 남기고 도교육청 초등교육과 유초등인사팀장(장학관)에 임명했다. 유초등인사담당은 장학관 중 꽃보직이다.

2019년 3월에는 위경종 강진고 공모교장을 2년 만에 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에 임명됐고, 지난 13일 9월 1일자 인사에서 교원들의 최고 선망의 직인 교육국장에 올렸다.

2018년 9월에는 김진 곡성유치원 공모원장이 잔여 임기 1년 6개월을 남기고 도교육청 교육진흥과 유아교육팀장(장학관)으로 들어왔으며, 지난 13일 인사에서 전남도유아교육진흥원장에 임명됐다.

2018년 3월에는 김마리아 무안 망운초 공모교장이 임용 2년 만에 강진교육지원과장에 임명되고, 강석범 창평중 공모교장이 전남도창의융합교육원 기획운영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모교장의 경우 임기 2년차에 학교경영에 대한 중간 평가를 하지만 이들은 그 과정을 거치지 않고 승승장구한 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원은 “공모교장은 지역사회는 물론 교직원과 약속한 4년이라는 기간 동안 학교의 변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경영계획서에 의해 실현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모교장이 2년 동안 변화의 성과를 냈기에 발탁했다고 하나 그것은 4년 임기 중의 중간과정일 뿐이라는 한계가 있다”며 “특정인들에게 특혜에 특혜가 거듭되고 있는 ‘내로남불식(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인사 행태가 과연 정의로운 것인지 지역사회가 더 잘 알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