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택희 전남도교육청 총무과장, "사무관 심사제 걱정할 것 없다"
한택희 전남도교육청 총무과장, "사무관 심사제 걱정할 것 없다"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1.04.1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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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택희 전남도교육청 총무과장
 
'사무관'은 조선시대 관직과 품계로 치면 정6품에 해당되는 벼슬이다. 그래서 '사무관부터 진짜 벼슬이다'는 말이 현재도 통용된다.

전남교육청이 이르면 내년부터 교육공무원 사무관(5급) 승진 임용방법을 시험제에서 심사제로 바꾸기로 했다.

개청이래 지방공무원 5급 승진 시험제를 고수해온 전남도교육청이 이번에 심사제로 전환하게 된 배경에는 우선 지난해 9월 장만채 교육감의 '현행 5급 승진임용 방법 개선 검토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관을 시험에 의해 승진시키다 보니 6급 공무원 대부분이 시험 준비로 인한 업무 소홀로 조직 구성원간 불신이 조장되고 불만이 팽배해졌다.

이같은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도교육청은 그동안 일선학교는 물론 직속기관 등에 수차례에 거쳐 복무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공문을 시달했다.

하지만 근무시간 중 시험공부를 이유로 무단결근을 하거나 자리를 비우는 등 공직기강 문란사태는 해결되지 못했다.

특히 도민직선으로 당선돼 '청렴 전남'을 주창하는 장만채 교육감의 '도덕적 자신감'도 심사제 전환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반대여론'도 만만찮다. 심사제로 사무관 승진임용을 시행하고 있는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우, 당선자들의 '전리품'으로 악용되거나 각종 뇌물전달의 통로로 변질되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래서 전남도내 6급 공무원들은 초조하다. 전남교육청이 주장하는 대로 공정성과 객관성이 담보돼 우수한 인재들이 발탁될 수 있을지, 혹여 배경 없고 돈도 없어 승진에 누락되지 않을지 답답하다.

오는 29일 사무관 승진 심사제 전환에 따른 공청회를 앞두고 있는 한택희 전남도교육청 총무과장은 15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선 사무관 승진 심사제 전환의 배경에 대해

잘 아시다시피 시험제를 유지해오면서 부작용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업무 소홀, 시험공부를 위해 근무지를 이탈하는 등 근무기강 해이가 심각했다.

또 직원들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돼 시험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줬던 게 사실이다. 이같은 이유로 시험제를 고수하던 3곳의 교육청도 역량평가 등을 거쳐 심사제로 전환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전체적인 대세를 따르는 측면도 있다.

-이번 계획안이 본청 근무자들과 일선 학교에 근무하는 승진 대상자들에게 공평하다고 보시는가?

그 같은 이유 때문에 역량평가를 실시하는 것이다. 역량평가를 통해 제도적인 승진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어디서 근무한다고 해서 우대받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역량평가의 비율을 50%까지 높이지 않았다. 말하자면 사무관으로서의 역량만 갖춰지면 본청 근무자와 일선학교 근무자를 구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봐도 된다.

-계획안에 따르면 역량평가는 외부 평가기관 용역에 대해

역량평가는 서울시교육청과 전남교육청에서만 실시하게 된다. 지금까지 역량평가를 맡아왔던 기관들이 국가고위공무원단 평가만 실시해 시도교육청 평가 모델 자체가 없다.

그래서 전남교육청은 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전남의 현실에 맞는 역량평가 모델을 개발하게 된다. 용역을 맡게 될 기관은 역량평가 모델 개발을 위해 전남교육청을 방문, 업무와 직무분석을 통해 평가 근간을 만들고 평가 모델을 개발해서 역량평가를 실시하게 될 것이다.

-심사제가 형평성 차원에서 누구나 본청 업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학교와 본청간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 전입기준을 변경할 계획은

일 리가 있는 말이다. 사실 본청 전입기준은 시험제 때문에 제한이 있었다. 앞으로 심사제를 실시하게 되면 본청 전입기준의 의미가 적어질 것이다. 심사제가 확정 발표되면 심사제에 맞는 보직관리 규정이 검토 돼야 된다고 본다.

-계획안에 따르면 후보자를 다면평가 위원회 구성에 대해

제1 다면평가위원회는 4급 3명, 5급 7명이고 제2 다면평가위원회는 6급 10명, 7급 5명으로 구성된다.

제1, 2 다면평가위원 25명중 6명은 그렇게 큰 수치라고 볼 수 없다. 평가위원 숫자를 가지고 본청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난센스다. 공명정대하고 투명하게 심사제를 운영하겠다는 것이 교육감의 의지이니 만큼 믿어도 좋을 것이다.

-역량평가 과정에서 심사 대상자들이 평가위원회 심사장에 나가서 교육장이나 학교장 공모제처럼 자기소개를 할 기회를 부여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심층면접과정에서 자기를 전부 들어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역량평가 과정에서 서류함 심사, 심층면접 심사, 사례연구, 역할극 등 다양한 평가기법 동원된다.

특히 시험제는 경제적인 부담은 오히려 훨씬 줄어 들 것이다. 자기 맡은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그동안 시험제 승진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심리적이고 경제적인 압박감도 사라질 것으로 본다.

-공청회 일정에 따르면 공청회라기보다는 발표회 같다. 패널이나 공청회 참석자들의 면면을 보면 짜맞추기식 요식행위에 그친다는 의견도 있는데

공청회를 해보지도 않고 그렇게 단정해선 안 된다.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중 반영 가능한 의견은 충분히 채택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교육감께서도 그런 의지를 갖고 이번 공청회를 실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개청이래 최초로 실시되는 사무관 승진 심사제를 앞두고 전남교육청 산하 지방공무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개청 이래 최초로 심사제로 전환되는 만큼 일선 공무원들의 우려와 혼란은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장만채 교육감님 재임중 시스템이 만들어 지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만들 수 없다.

교육감이 기득권을 완전히 포기하고 내려놓은 마당에 객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한 인사시스템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

향후 전남교육을 위해서라도 장 교육감님 시절이 적기라고 본다. 우리는 교육감님의 의지를 전격적으로 수용해 전국 16개 시·도중 누가 보더라도 전남이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완벽에 가까운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

그래서 상당한 예산을 들여 역량평가 모델을 만들고 있는 것 아닌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시행해보면 알겠지만 공정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인 심사제를 운용할 자신 있다.

이번 장만채 교육감님 시절에 만들어진 사무관 심사제 시스템은 향후 누가 교육감이 되더라고 바뀌지 않고 우수한 전남교육청 중견간부를 발탁하는 제도로 자리 잡을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