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 출신 재일교포 23억 장학재단에 유증
전남 화순 출신 재일교포 23억 장학재단에 유증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3.03.11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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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기학 회장, 현금과 주식, 부동산 등 국내 전 재산
   
 
▲ 전남 화순 출신 재일교포 고 학봉 이기학 회장
 
[데일리모닝] 지난해 타계한 전남 화순 출신 재일교포 고 학봉(鶴峰) 이기학(李基鶴) 회장의 국내 전 재산이 그가 설립한 학봉장학재단에 유증했다.

학봉장학재단(이사장 이영현)은 故 이기학 회장의 유언에 따라 예금자산 5억3000만원과 상장주식 10억 6000만원, 서울 아파트 7억 5000만원 등 모두 23억원을 유증받고 학봉장학재단 재산으로 편입키로 의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 설립된 학봉장학재단의 기금은 33억원으로 증액됐다.

고 이기학 회장은 지난 1928년 화순 청풍에서 태어나 11살 때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고학으로 명문교인 도치기켄의 사쿠신학원고등학교와 메이지대학 법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대학 졸업과 함께 일본 유수의 대기업인 일본생명에 합격했으나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입사가 취소되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그는 일본인으로의 귀화 권유를 과감히 거절하고 와코물산(和光物産) 주식회사와 와코테크니카 주식회사를 창업해 굴지의 회사로 키워냈다. 회사 이름인 화광은 화순과 광주의 첫 글자다.

또 외아들 연현씨가 도쿄대학 법대에 합격했으나 한국의 서울대학으로 진학시켜 재일교포 사회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장학재단을 설립하기 이전부터 고향인 화순군 청풍면사무소나 파출소, 초등학교, 노인당 등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전남이 수해를 당했을 때는 수재의연금을 기부했다.

IMF 당시 광주은행이 경영난을 겪자 3억여원의 예금을 유치했고 광주비엔날레가 열릴 때면 재일교포 관람단을 이끌고 고국을 방문했다.

학봉장학재단 설립 첫해에 장학생 118명에게 3925만원을 수여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연인원 600여명에게 2억여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게다가 장학재단을 통한 장학금 이외에도 전 (주) 대만 대사 구양근 박사 등 일본으로 유학한 10여명의 유학생들에게도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고국의 인재육성에 앞장섰다.

한편 이기학 회장이 설립한 국내 회사인 학봉트레이딩은 이번 장학재단 유증에 맞춰 서울대 법과대학 강의실 신축에 기부금을 기탁키로 약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