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홍 총장, 왜 강동완 카드 버렸나?
서재홍 총장, 왜 강동완 카드 버렸나?
  • 정인서 기자
  • siminsori@siminsori.com
  • 승인 2013.03.1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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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천 대학원장 부총장 임명 '불씨' 남아
강 교수, "인격적 모독과 명예 짓밟아"
   
 
▲ 박해천 신임 조선대 부총장
 
[데일리모닝] 대학 총장의 자리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총장이 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선거과정을 거친 가운데 오늘을 만들어가는 총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신뢰성'이다. 언행일치가 중요한 것은 리더의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지난 6개월여간 조선대학교 안팎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부총장 임명 논란'은 우선 일단락됐다. 서재홍 총장이 13일 박해천(산업공학과) 대학원장을 부총장에 임명했기 때문이다.

박해천, '선거 공신' 보은 인사 평가

부총장 임명권자인 서재홍 총장은 지난 8일 대학자치운영협의회(대자협)에 박 대학원장과 황인창 경상대학 교수를 복수 추천하여 적격 여부 의뢰 공문을 보냈고 대자협은 12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박 대학원장과 황 교수 등 2명에 대해 모두 '적격'하다는 답변 공문을 보냈다.

서 총장은 13일 교원 인사위원회의 동의를 얻어 두 사람 중 박 대학원장을 선택했다. 대학 내부에서는 지난번 선거 때의 '공신'에 대한 보은 인사라는 견해가 많다.

지난해 9월 서재홍 총장이 선거에 당선된 이후 법인 이사회가 총장 승인 과정에서 대학 화합을 보여주기 위해 1,2위 간에 총장과 부총장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권유에 대해 서 총장이 동의한 바 있었지만 서 총장 계열이 반발하면서 결국 '선거 공신'에게 자리를 주게 돼 총장으로서의 '신의'에 흠집이 났다.

당시 이사회는 앞선 총장 선임의 논란을 없애기 위해 만장일치를 하자는 논의가 있어 이를 위해 1,2위가 함께 대학 운영의 사령탑이 되기를 바랐고 서 총장이 이에 동의해주기를 요청했다.

그런데 당시 서 총장이 동의하지 않으면 의결절차를 거칠 것이라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의결절차를 거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꼈던 서 총장은 이사회의 권유 요청을 수락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자협, '복수추천 요구' 5개월만에 보내

한때 서 총장과 이사회가 강 교수 부총장 카드를 고수하기도 했으나 서 총장 측에서 강 교수를 받아들이기 껄끄럽다는 반응을 보여 이사회가 먼저 이 문제에서 발을 뺐고 서 총장도 '강 교수'를 포기한 셈이 됐다. 서 총장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학내에서 주목되는 부분이다.

당시 서 총장은 강 교수를 부총장으로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지난 해 9월 25일 대자협에 발송했으나 대자협은 복수추천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10월 4일 기각을 한 뒤 5개월 10일이 지난 3월 5일에야 부적격하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대자협의 심의와 절차 자체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창륙 대자협 의장은 "당시 기각 이후 구두로 서 총장 측에 전달했고 부총장 복수 추천의 요건이 되면 그 때 공문을 보내겠다고 말해 이번에 2명의 대상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부적격 공문을 보낸 것이다"고 해명했다.

결국 윤 의장 말에 따르면 서 총장은 대자협의 부총장 추천을 요구받고도 5개월 동안 복수 추천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끌어 그동안 '명분 쌓기'에 들어갔던 것으로 해석된다. 내부에서는 최근 박 대학원장과 박대환 대외협력처장이 부총장으로 물망에 올랐었다.

결국 서 총장이 박 대학원장을 선택함으로써 신임 부총장을 둘러싼 학내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강 교수가 이날 "서 총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사퇴를 요구한 데 이어 법적 대응 여부를 검토해보겠다는 뜻을 밝혀 학내 분쟁의 불씨를 남겼다.

서 총장, 기자회견 때 공개 내용 뒤집어

강 교수는 "총장 선임 당시 이사회에서 대학 화합 차원에서 총장 선거 차순위를 부총장으로 하면 좋겠다고 권유해 서 총장이 이를 받아들였고 기자회견에서도 공개한 바 있었다"면서 "이제 6개월여 시간을 끌다가 다른 교수를 부총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자신의 명예를 짓밟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강 교수는 특히 "서 총장이 부총장 문제를 놓고 자신에게 지금까지 단 한 마디의 말도 해온 적이 없다"면서 "이제 와서 사전 양해도 구하지 않고 부총장 임명권을 행사한 것은 인격적 모독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선임된 박 대학원장은 앞으로 2년간 부총장직을 수행하며 신임 대학원장에는 황인창 교수가 임명됐다. 박 신임 부총장은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총장을 보좌해 부처간 제반 업무를 조율하고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박해천 부총장 프로필
△1951년 출생 △1974년 중앙대 화공과 졸업 △1993년 전주대 경영학박사 △1981년 조선대 임용 △1994~1995년 학생부처장 △1996년 학생처장 △2002~2003년 교수협의회 의장 △2012년~2013년 대학원장 △2008~2012년 중앙노동위원 △1994~현 국토해양부부 기술심의위원 △대한안전경영과학회 학술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