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교장공모제 10곳 중 8곳 지원자 없어 ‘비상’
[광주·전남]교장공모제 10곳 중 8곳 지원자 없어 ‘비상’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4.01.04 0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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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교장공모제 지정학교 10곳 모두 재공고
전남 23개교 중 18개교 재공고
[데일리모닝] 광주·전남지역 교장공모제 지정학교 10곳 중 8곳이 지원율이 저조해 재공고를 하는 등 교육당국이 비상이 걸렸다.

당초 탁월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교장을 임용해 학교를 변화시키겠다는 취지와 다르게 외면당하고 있어 교장공모제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일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광주·전남지역 33개 초·중·고교에 대한 교장공모제 접수를 마감한 결과, 28개교가 지원자가 아예 없거나 1명만 단독 지원했다.

광주시교육청은 2일 교장공모제 대상학교 10곳 모두 지원자가 아예 없거나 단독 지원해 재공고했다.

광주지역 교장공모제 학교는 광주동초, 용산초, 각하초, 문정초, 금호초, 산월초, 새별초, 신용중, 서광중, 산정중 등 10곳이다.

전남지역도 교장공모제 지원율이 저조해 외면당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교장공모제 지정 학교 23곳 중 18곳은 1명만 단독지원하거나 지원자가 아예 없어 재공고했으며, 5곳은 2명 이상이 지원해 재공고를 면했다.

지난해 9월에 교장공모제 지원자가 없어 무산된 완도수산고가 4명이 지원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며, 영암 독천초와 낭주중 각각 3명, 순천 별량중과 신안 도초고가 각각 2명씩 지원했다.

재공고 초등학교는 보성 겸백초, 회천서초, 영광 군남초, 해남 계곡초, 진도서초, 완도 화흥초, 신안 증도초, 고흥 대서초, 동강초, 승주초, 송산초 등 11개교이다.

중·고등학교는 장흥 용산중, 신안 흑산중, 여수 화양중, 해남 현산중, 고흥 금산중, 여수고 등 7개교다.

특히 8개교는 지원자가 아예 없었으며, 10개교는 단 한명씩만 공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장공모제가 이처럼 외면 받는 것은 사실상 교장 자격증 소지자 위주로 이뤄져 이들이 굳이 공모제에 지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교장 승진이 무난한데 공모제에 지원했다가 표절 시비 등에 말려들어 자격박탈은 물론 징계를 받아 교직사회에서 우세를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또 공모제 지정학교가 대부분 소규모 학교로 선호학교에 자리가 나와도 임용기간 4년에 묶여 전보가 제한돼 참여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원 자격 또한 정년 잔여기간이 4년이라는 점과 유능한 교장들이 전문직 진출을 희망하고, 선후배 간의 연공서열이 분명한 점도 선뜻 지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모제 지정학교가 너무 많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교육부가 교장 퇴직자 수의 3분의 1 이상을 교장공모제 학교로 지정하도록 규정해 밀어붙인 것도 교장공모제를 겉돌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당초 능력 있는 인재를 교장에 임용해 학교를 변화시켜보겠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지원 자격을 완화하고, 공모제 학교 지정도 일정비율보다는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장공모제는 교장의 문호를 넓혀 학교의 발전과 혁신을 꾀하자는 취지로 2006년 시범 사업 형태로 도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