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하우스, 지역성 예술성 특화시켜야
게스트하우스, 지역성 예술성 특화시켜야
  • 오정임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5.01.20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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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전략 맞춰 공공재적 입지전략 추진 바람직
하반기 국제행사 앞두고 숙박대란 우려 대안 시급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올 하반기 광주에서 연이어 열리는 유니버시아드 대회, 아시아문화전당 개관, 디자인비엔날레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앞두고 마땅한 숙박시설이 없어 숙박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제행사를 치르는 데 필요한 특급호텔은 물론 일반호텔 등의 객실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몇몇 호텔은 냄새가 나거나 주변이 시끄러워 숙박환경이 좋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게스트하우스가 깨끗하고 지역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숙박시설이라는 대안은 있으나 사업성 때문에 관할 행정관청에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헌기 아트주 대표는 20일 광주 남구 양림동 호랑가시나무게스트하우스에서 가진 광주문화도시계획(상임대표 정인서) 운영위원회 집담회에서 ‘문화도시 광주의 게스트하우스 전략’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대형 국제행사들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지자체의 숙박대책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동구 외에 다른 지역에서는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별로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게스트하우스가 적정선에서 운영이 되려면 20명 이상이 숙박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야 하고 평균 객실점유율이 50% 이상 된 상태여야 1억원 이상의 리모델링 비용을 투자한 경우 손익분기점이 5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30평 기준의 양옥을 전체적으로 리모델링할 때는 방 구조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소 5000만원 이상이 들고 한옥을 개조할 경우에는 1억원 가량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박성현 씨가 지난해 말 문 연 동구 동계천로 신시와 게스트하우스는 25평 규모로 개조비용에 1억원이 들었다.

더욱이 광주지역에는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체계라든가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 등이 개발되어 있지 않아 이들을 통한 구전마케팅 효과나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만족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덧붙였다.

특히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들도 문화도시 광주의 지역성과 예술성이 녹아 있는 특화된 게스트하우스 운영전략을 만들지 못한다면 장기적인 운영이 힘들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기준 광주시에 등록된 외국인전용 도시 민박업에 해당하는 게스트하우스는 9개이다. 이밖에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형태로 국내관광객도 이용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10여개에 이르고 있다.

정 대표는 게스트하우스는 저렴하다는 일반적인 생각을 하고 있지만 서울이나 제주에 비해 광주는 모텔비용보다 비싸고 저가호텔 수준과 맞먹는 가격이어서 숙박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일선구청의 한 관계자는 “사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도 않아 수익이 나지 않을 것이 뻔 하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를 지원하기도 어렵고 또 권장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최근 관광객들이 모텔 숙박을 꺼려한다는 점 등을 들어 광주시와 일선 구청에서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현황조사와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지원프로그램 등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박선정 동아시아문화도시추진위원회 기획단장은 “게스트하우스의 의미는 그 지역이 문화관광도시로서 역할을 다할 때 필요한 요소이다”면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수익성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이에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지자체가 다른 도시의 지원책을 보고 지역관광과 연계된 전략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지탁 광주전업작가협회 회장은 “광주시가 지역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체계적인 안내홍보가 되어있는 것인지 궁금하다”면서 “지역에서 정확한 홍보와 구전마케팅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스토리텔링 작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승찬 515갤러리 대표는 “광주지역에 적합한 게스트하우스 모델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그동안 파주지역 게스트하우스를 대상으로 모델을 찾아봤는데 객실이 많은 박리다매형이나 가족 중심형의 고급형 게스트하우스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정현 전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일본의 요깐(旅館)을 찾는 것은 일본의 고유한 문화를 체험하는 것처럼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사람은 그 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느끼고 체험하기 위해서 찾아가는 것이다”면서 “대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고객의 요구를 잘 파악해야지 지자체의 지원만을 바라서는 안될 것이다”고 밝혔다.

김정희 지역문화교류재단 운영위원장은 “광주가 큰 관광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이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다”면서 “사용자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전주의 한옥촌처럼 게스트하우스촌이 조성되는 것도 검토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김미숙 조선대 교수는 “게스트하우스들이 갖고 있는 주변 환경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예를 들면 아시아문화전당 프로그램과 연계한 공동상품으로 판매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발표와 토론을 통해 광주문화도시계획은 광주지역 게스트하우스는 문화도시 전략에 맞춰 공공재적인 성격을 갖고 지역별로 문화적인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공간에 입지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특히 발표장소인 호랑가시나무게스트하우스는 양림동의 선교사 사택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근대역사공간이며 양림동 문화공간 개발전략과 맞물려 지역의 예술성을 가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