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소규모 학교 통·폐합 학부모·동문 저항 ‘난항’
광주 소규모 학교 통·폐합 학부모·동문 저항 ‘난항’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7.05.17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앙초 대책위 “폐교 활용방안 미비” 결사반대
광주교육청 “적정규모 학교 육성 위해 최대한 설득 하겠다”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광주시교육청이 소규모학교를 통폐합해 적정규모 학교로 육성하겠다는 정책이 학부모와 동문들의 저항에 난항을 겪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1월 11일<데일리모닝 보도> “학생 수 급감에 대비해 향후 3년 동안 중앙초, 삼정초, 상무중, 천곡중 등 4곳을 인근학교로 통폐합해 적정규모학교로 육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의견수렴 과정에서부터 해당 학교 학부모와 동문들이 결사반대를 하며 법적 투쟁까지 예고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당분간 난항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 중앙초교 통·폐합반대 비상대책위(이하 대책위)는 16일 오전 광주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10년의 명문교를 단순히 학생수 감소와 예산문제로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폐교하는 이유와 폐교 학교 활용방안이 미비한 통·폐합 추진을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학교 통폐합은 어린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정든 선생님과 학교를 떠나야 하는 슬픔과 새로운 환경에 대한 따돌림·공포감 등 정신적 고통을 주고 있는데다, 학모들에게는 등·하교시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까지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계림동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시행으로 수년 내 인구 유입과 학생 충원이 확실한데도 학교 통폐합 강행 추진을 이해할 수도, 묵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시교육청이 학교 통·폐합에 따른 폐교공간을 광주교육역사박물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학교 건물면적 5358㎡ 중 700㎡만을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남은 부지에 대해서는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책위는 통·폐합 방침의 철회에 따른 대안으로 ▲교육·문화·예술·과학 관련 기관 병행 운영으로 학교시설의 교육적 활용 증대 ▲교직원 및 예산 감축 등 학교 자구노력 강화 ▲학구조정 및 주택개발사업으로 신규 유입되는 학생 증원 대책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과거 10년 동안 폐교를 위한 궁리만한 채 단 한 번도 학교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없었던 그동안 작태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면서 “광주의 문화·역사·전통의 교육적 유산인 명문 모교의 영속적 발전을 위해 지역민들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자식들에게 상처를 주고 좋은 교육환경에서 떠나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삶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면서 “시교육청의 폐교정책에 끝까지 싸울 것이며, 법적 소송까지도 갈 방침이다”고 역설했다.

이에 앞서 삼정초 통폐합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도 지난달 20일 오전 광주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청이 학부모와 동문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통폐합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작은학교 살리기’라는 장휘국 교육감 공약사항에 맞춰 소규모 학교의 교육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장에서 학교 통·폐합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세밀한 부분까지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어 위원회를 통해 의견을 더 듣고 중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학생 수가 줄어들고 교육 여건을 개선해야 하는 필요성에서 학교 재배치가 불가피한 만큼 최대한 설득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학생 수가 54명인 중앙초를 인근 서석초와 통합해 역사박물관으로 활용하고, 학생 수가 94명인 삼정초는 율곡ㆍ두암초와 합친 뒤 삼정초 부지에 특성화고 설립, 상무·치평중은 치평중으로 통합한 뒤 특수학교를 설립, 천곡·첨단중은 첨단중으로 통합해 천곡중 부지에 여고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