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 후 뇌사’ 고교, 과잉 체벌 잘못 '시인'...사과문 발표
‘체벌 후 뇌사’ 고교, 과잉 체벌 잘못 '시인'...사과문 발표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4.03.1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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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담임교사의 체벌 후 뇌사상태에 빠진 뒤 숨진 송모(18) 군이 다닌 전남 순천 금당고가 학교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학교는 지난 15일 사과문을 통해 "본교에서 발생한 송 군에 대한 체벌과 사망사고에 대해 학교장으로서 먼저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본교에서는 봄방학 보충수업을 진행하던 지난 2월18일 오전 8시25분쯤 3학년 3반 교실에서 임시 담임선생님이 지각한 송 군의 머리를 벽에 부딪치게 한 사실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또 “교사의 과잉 체벌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켰으며, 출석부를 사후에 기록해 도덕적으로 물의를 불러일으킨 점은 어떠한 말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학교 측은 자신의 꿈을 펼쳐보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난 송 군의 명복을 빌며, 송 군의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아울러 학부모 여러분들과 금당가족 모두에게 가슴에 커다란 아픔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교직원 모두가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사고대책기구 구성, 전 직원 연수와 재발방지를 위한 자정선언, 재발 방지 규정 마련 등을 약속했다.

이에 앞서 순천YMCA 등 순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학교가 평화와 인권이 보장되고 안전하게 미래를 꿈꾸는 배움터가 되어야 한다”며 학교 법인 이사장의 사과, 유가족을 위한 도의적 책임 시행, 출석부 조작에 대한 적법조치, 교육청의 관리감독 소홀 책임과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송 군은 지난달 18일 오전 지각했다는 이유로 담임교사로부터 벽에 머리를 두 차례 부딪히는 체벌을 받은 뒤 13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9시35분쯤 평소 다니던 태권도장에서 10분 정도 몸을 풀다 쓰러져 뇌사에 빠졌다가 지난 11일 오전 숨졌다.

순천경찰은 송 군의 뇌사와 체벌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송 군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순천 금당고 사과문 전문>

먼저 순천 시민과 본교학부모 여러분의 가정에 늘 건강과 평안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금번 본교에서 발생한 송○○ 학생에 대한 체벌과 사망사고에 대하여 학교장으로서 먼저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본교에서는 봄방학 보충수업이 진행되던 지난 2월 18일 아침 8:25경에 3학년 3반 교실에서 임시 담임선생님이 지각한 송○○ 학생의 머리를 벽에 부딪치게 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송○○ 학생은 당일 밤 9시30분경에 태권도 도장에서 운동을 하다 쓰러져 전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오던 중 3월 11일에 사망했고, 3월 14일 장례를 마쳤습니다.

이 사건의 진상에 대해서는 경찰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며, 그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교사의 과잉 체벌과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물의를 일으켰으며, 출석부를 事後(사후)에 기록하여 도덕적으로 물의를 불러일으킨 점은 어떠한 말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생각됩니다.
 
자신의 꿈을 펼쳐보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난 고 송○○ 군의 명복을 빌며, 사랑하는 아들을 잃고 슬픔에 젖어 있을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아울러 학부모님 여러분들과 금당가족 모두에게 가슴에 커다란 아픔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하여 교직원 모두가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본교 교직원 모두는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숙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 사고대책기구를 구성하여 대책을 숙의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교사는 직위해제를 시켰고, 재학생들은 수업 결손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또한 전직원 연수와 재발방지를 위한 자정 선언, 여러 가지 규정의 재검토를 통해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순천시민 여러분과 학부모 여러분들께서도 이 사건이 조속히 마무리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본교 교직원 모두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예정된 학사일정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아울러 이번 사고를 계기로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거듭나는 순천금당고등학교가 되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순천 시민여러분과 학부모님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며,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 송세현 군의 명복을 빕니다. 
 
2014. 3. 15.
 
순천금당고등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