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한 고교 교사, 학생 ‘뺨’ 때리며 상습 체벌
전남의 한 고교 교사, 학생 ‘뺨’ 때리며 상습 체벌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5.11.15 01: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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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학생들, 수업 받기 싫다. 음악 시간이 무섭다. 또 때릴까 봐 무섭다.
학교장, 알고도 쉬쉬 문제 ‘확산’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수업 받기 싫다”, “음악 시간이 무섭다”, “또 때릴까 봐 무섭다”, “인신공격과 폭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싶다”, “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은 교사에게 폭행을 당한 고교생들의 말이다.

전남 담양 D 고교 오 모 교사가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학생들에게 심한 체벌을 가해했다가 경찰에 고발됐다.

더구나 일부 교사 등은 오 교사 체벌사건을 교장에게 알렸지만 학교폭력 처리지침에 따른 교육적 차원의 조치를 하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

이와 관련 교육당국 앞장서서 피해학생들의 정신적인 치료는 물론 전수조사를 실시해 재발 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5일 전남도교육청과 D 고교 등에 따르면 D 고교 음악 교사인 오 씨는 자신의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연주를 못한다고 인신공격성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교사는 지난 6월과 10월 1학년 K 모 군이 연주를 못한다고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특수학생이냐고 인신공격성 폭언을 하고 김 군의 안경을 벗기고 대나무(죽비)로 머리를 3,4대 가격했다.

K 군과 같은 학년 C 모 군은 지난 4월, 5월, 9월 10월 등 수차례에 걸쳐 오 교사로부터 악기를 못 다룬다고 뺨과 머리도 맞았다.

C 군은 “몇 번 맞았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맞았다”고 말했다.

C 군은 “수업받기 싫다. 음악 시간이 무섭다. 또 때릴까 봐 무섭다”며 “누구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싶었지만 달라지지 않고, 보복이 무서워 말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과 같은 반 친구인 J 모 군도 지난 5월과 6월 오 교사에게 뺨을 맞았다.

심지어 “오 교사는 J 군에게 입을 꽉 다물라고 주문한 뒤 주먹으로 뺨을 2,3대 가격하고 심한 욕설을 퍼부어 긴장감이 돌았다”고 한 학생은 말했다.

한 학생은 “우리 반 친구 26명 가운데 대부분 오 교사에게 인신공격과 폭행을 당했다”며 “다른 반 친구들도 음악시간이 무섭다고 말한 것으로 보면 오 교사가 수업을 담당한 1,2학년 대부분이 심각한 체벌을 당했을 것”라고 말했다.

자신의 승진에 눈이 먼 오 교사의 체벌과 언어폭력, 인격모욕 등은 학생들의 맘속에 무서운 음악 시간으로 자리 잡았지만 제대로 된 상담 한번 받지 못해 학생들의 가슴속에 커다란 상처만 남겨주었다.

일부 교사들은 오 교사의 학생 체벌이 심각하다고 교장에 알렸지만, 교육적 차원의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더욱 커졌다.

A 교사는 지난 1학기 중에 최 모 교장에게 오 교사의 학생 체벌 수위가 폭행 수준이며 수차례 반복되고 있다고 적절한 조치를 요구 했다.

하지만 최 교장은 오 교사에게 “아이들을 열정으로 가리키는 것은 좋지만 폭행을 하지 말아 한다"고 "폭행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는 오 교사의 학생 체벌이 경찰이 수사를 착수했는데도 전수조사를 하지 않고 미온적인 태도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조직적으로 축소·은폐시키고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오 교사는 “교감 승진을 앞두고 교육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열심히 해야 한다는 열정이 잘 못 됐다”고 후회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오 교사의 학생 체벌과 관련, 조만간 조사를 실시해 규정에 따라 적절한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담양경찰은 오 교사에 대해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체벌했다는 고발장이 접수된 만큼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