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교장, 학교폭력 패해 학생·학부모에게 폭언 ‘물의’
고교 교장, 학교폭력 패해 학생·학부모에게 폭언 ‘물의’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5.11.09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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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교육청, 학교폭력 학교장 연수 수박 겉핥기
학교장, “당신은 학부모 자격 없다”, “뭐 때문에 왔어요” 등 막말…학교폭력 초기 대응 부재

[광양=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전남의 한 마이스터고 교장이 학교폭력 피해학생들의 보호조치는커녕 훈계하고, 가해학생을 두둔하는 발언도 모자라 피해 학부모들에게 폭언을 퍼부어 물의를 빚고 있다.

더구나 해당 학교는 기숙사에서 집단폭행이 자행됐는데도 관련학생 안전조치는 물론 보호자에게 연락도 취하지 않아 학교폭력 초기 대응이 소홀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전남도교육청이 학교폭력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학교장을 대상으로 해마다 두 차례씩 연수를 실시하고 있지만 형식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뭐 때문에 왔어요”, “업무 방해죄로 파출소에 전화합니다”, “무슨 행패냐”, “왜 죄송하다고 말해야 하느냐. 지금 바뿐데”, “당신은 학부모 자격 없다”, “교장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고 지랄하고 있다”

이 말들은 한국항만물류고 백기언 교장이 학교폭력 피해 학부모들에게 10여분 동안 고함을 지르며, 학교폭력 사안처리를 무시하며 퍼붓는 말의 일부분이다.

9일 한국항만물류고와 학부모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밤 9시경 이 학교 기숙사 3층에서 임 모(3학년) 군 등 4명은 후배인 이 모(2학년) 군 등 8명을 집단 폭행했다.

다음날 기숙사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은 백 교장은 피해학생들을 교장실로 불러 “너네는 무슨 잘못을 했기에 3학년이 너희를 때리냐”고 큰소리로 한 학생에게 “이 사건을 1분으로 요약해 보라”고 했다.

한 학생이 “선배들이 풋살하러 나오라고 했는데 나가지 않아서 맞았다”고 말하자 백 교장은 “너네는 왜 풋살을 하러 안 갔냐”고 몰아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 교장이 학교폭력 피해학생들에게 가해학생을 두둔한 행동을 전혀 들은 일부 학부모들은 백 교장에게 항의 전화를 했고 백 교장은 “2일 학교에 나와서 이야기하라”고 했다.

이에 학부모 4명은 2일 오전 교장실을 방문 했으나 백 교장은 자신의 책상에 있는 컴퓨터 마우스를 만지면서 학부모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의자에 앉아 “학교폭력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없다”고 했다.

학교에 찾아온 학부모를 대하는 태도에 한 학부모는 “일어나서 얼굴을 보고 말씀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백 교장은 “뭐 때문에 왔어요”소리 지르며, “지금 바빠서 학교장이 나가라고 했는데 계속 나가지 않으면 업무방해이다”고 고함을 지르며 손짓으로 나가라고 했다.

교장과 약속해서 찾아온 학교폭력 패해 학부모들은 “(2일)월요일 약속하고 학교에 찾아온 학부모에게 왜 그렀느냐”고 반문하자 백 교장은 “학부모를 만나도 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만나면 안된다”고 해서 할 말이 없다고 했다.

학부모가 “그러면 일어나서 정중히 ‘죄송합니다’라고 말씀해 주어야 한 것 아니냐”고 말하자 백 교장은 “왜 죄송하다고 말해야 하느냐. 지금 바뿐데”하고 막말을 이어갔다.

백 교장은 “지금 업무 방해죄로 파출소에 전화합니다. 학교에 학생들을 맡겨놓고 잘 못되었으면 사과해야지 교장에게 무슨 행패냐”고 고함을 질렀다.

백 교장의 막말을 지켜보다 참지 못한 (남성)학부모는 “음성을 높이지 말라”고 두 차례 요청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하자 백 교장은 “됐다. 바쁘다”고 묵살했다.

(남성)학부모는 “교장 자격이 없다. 이런 사람이 교장에 앉자있나”고 불평어린 말을 했다.

백 교장은 그 학부모에게 “그 말씀 제가 물고 늘어진다”고 하자 학부모는 “마음대로 하라”고 맞받자 백 교장은 “지금 뭐라 했나”, 학부모 “교장 자격이 없다”고 재차 말하자 백 교장은 격양된 목소리로 “당신은 학부모 자격이 없다”고 고함을 질렀다.

또 다른 학부모가 “애가 학교에서 (폭행)매를 맞았는데”하고 항의하자 백 교장은 “교육 시키도록 맡겨놓았으면 나둬라. 학생이 잘 못했으면 미안하다는 말을 못할망정 어디 와서 교장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고 지랄하고 있다”고 폭언을 퍼부었다.

한 학부모는 “애들이 학교에서 폭행을 당한 것을 말하려는데 말도 못하게 하고 교육을 잘못시켰다고 학부모의 자격이 없다는 교장은 자진 퇴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해자인 임 군 등 4명은 24일 카카오톡을 통해 후배들에게 풋살을 하자고 ‘광양시 중마동 근린공원으로 나와라’ 연락했고, 이에 응하지 않는 학생 8명이 머물고 있는 기숙사에 찾아와 뺨을 때리고 이 군 등 3명에게는 가혹한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 군은 이 군을 상대로 머리채를 잡고 주먹으로 수차례 폭행하고 목을 조르고 허벅지로 폭행한 것도 부족해 다른 이군에게 대신 때리게 하고, 쇠사슬을 자신의 손에 묶어 시범을 보이며 폭행을 지시한 잔혹함도 서슴지 않았다.

더구나 기숙사 사감교사가 거주하고 있는 3층에서 수십 분간 학교폭력이 일어났는데도 사감교사는 이 같은 사실을 젼혀 모르고 있어 기숙사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말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백 교장은 데일리모닝과 전화 통화에서 “학부모들에게 막말이나 폭언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 학부모들은 학교장의 태도에 대해 정확 조사와 퇴진을 요구하는 민원을 장만채 신문고에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