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학교에 벼·보리 등 식물 표본 설치 '계획'...혈세 낭비
농촌학교에 벼·보리 등 식물 표본 설치 '계획'...혈세 낭비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3.06.30 0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남도의회 한 교육의원 사업 추진...비효율적인 예산 개선 ‘촉구’
   
 
▲ 곡성 삼기초등학교에서 곡성교육지원청에 신청한 교과학습용 식물표본 구입 신청서
 
[데일리모닝] 전남의 농촌 초등학교에서 주변에 널려있는 벼, 보리, 강낭콩, 옥수수 등의 식물 표본을 수천만원의 국민의 혈세를 들어 설치할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다.

더구나 학교에서 요구한 사업은 예산이 없다며 배제되고, 교육의원이 추진한 특혜성 사업은 추진되고 있어 비효율적인 사업은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9일 전남 곡성교육지원청과 입면초, 삼기초 등에 따르면 삼기초와 입면초는 교과서에 나오는 벼, 보리, 강낭콩, 봉숭아, 옥수수 등의 식물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교과 학습용 식물 표본을 제작키로 했다.

전교생이 49명에 불과한 소인수학교인 삼기초는 “학생들이 식물을 접할 기회가 많이 사라지고 있다”며 3,4,5,6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식물 표본 60여 종을 2000만원에 구입해 2층 복도에 설치할 계획이다.

또 입면초도 마찬가지로 보리, 벼, 옥수수 등 식물표본을 구입해 3,4,5학년 교실과 영어교실, 무용실이 있는 3층 복도에 설치키로 했다.

구입 예산은 곡성출신 전남도교육의원 배 모 의원이 최근 곡성지역 2개 초등학교에 교과학습용 식물표본 구입비 4000만원을 배정해 줄 것,

배 의원의 요청에 의해 식물표본 예산 4000만원은 곡성지역 2개 초등학교에 배정됐다.

1차로 배정된 J 초등학교는 식물표본 구입과 관련, 학교 구성원 회의를 거쳐 학교 주변에 교과서에 나오는 식물들이 대부분 있기에 학생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식물을 직접 가꾸어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자연 친화적으로 학교에 식재키로 했다.

하지만 학교 측의 회의 결과를 보고 받은 배 교육의원은 자신이 추천한 식물표본만 구입해야 한다고 강요해 사업을 반납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이 학교에서 사업을 포기하자 곡성교육지원청은 삼기초에 식물표본 구입예산을 요구할 것을 요청했다.

농촌 학교인 삼기초는 지난 13일 ‘교과학습용 식물표본 구입’ 필요성을 식물도감이나 사진을 통해 식물의 이름과 생태를 아는 것은 너무 어렵고 쉽게 잊어버리는 문제점이 있어 전체의 식물표본을 제작해 교육해야 한다며 예산을 신청했고 나흘 후인 17일에 예산은 배정됐다.

특히 삼기초는 식물 표본 분류가 전무하고 각 지역별 생태환경이 다르고 식물에 대한 이름 및 특징을 잘 알고 있지 못해 과학과목 생명영역에 대한 지도에 많은 애로가 있다고 했다.

<데일리모닝>기자가 학교를 방문했을 때 학교 본관 뒤편에 각종 식물 등이 식재된 상태에서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학교 담장 밖 논밭에는 벼와 옥수수, 고추 콩 등이 널려있는 전형적인 농촌학교였다.

실제로 삼기초등학교도 체육관 진입로 포장을 위해 지난 4월에 5000여만원의 예산은 편성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비가 편성되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어린이놀이시설 설치 검사에서 ‘건너는기구’ 기둥 고정부 볼트가 돌출되어 어린이 안전에 위험한 상태이고 철봉도 부식되고 도료가 벗겨짐이 발생하는 등 미끄럼틀, 회전놀이기구 시설 등이 불합격 판정을 받아 학생들의 안전에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입면초도 지난 4월에 교내 도색이 필요해 3700여만원의 예산을 요구했지만 도색 예산은 배제되고 특혜성 사업 예산이 왔다.

입면초 한 관계자는 “교과학습용 식물 표본을 설치해 준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설치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남의 한 초등학교 K 교장은 “학교 현장에서 요구한 사업비는 예산이 없다고 편성해주지 않고 교육의원이 필요하다고 해서 비효율적인 예산을 내려 보낸 것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