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강중, 개교 33년 만에 남녀공학 전환
광주 서강중, 개교 33년 만에 남녀공학 전환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5.08.2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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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중학교 성비 불균형 해소 탄력받나
시교육청 "추가 전환"…사학들 학력저하 등 우려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광주지역 중학교들이 심각한 성비 불균형 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강중학교가 개교 33년만에 남녀공학 전환 결정했다.

이에 광주시교육청이 성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공학 전환 유도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서강중이 내년 3월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남학생과 여학생을 동시에 입학시킬 예정이다.

입학생수는 인근 학교 남녀학생 배정 현황과 학급 배정 등을 검토해 정해질 예정이지만 대략 250명~280명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강학원 산하 서강중이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것은 법인 설립 40년, 개교 33년 만이다.

서강학원은 지난 2월, 시교육청이 10개 사립중학교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남녀공학전환 의향조사에서 유일하게 '전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서강학원의 긍정적 답변에 시교육청은 법인 관계자들과 실무협의를 거쳐 최근 남녀공학 사업계획서를 확정했다.

아울러 여학생 화장실과 탈의실, 가사실습실 확충에 사용될 예산 1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서강중은 ▲성비 불균형 해소 ▲같은 법인 소속 서강고의 남녀공학 성공적 운영 ▲학생수 감소 등을 감안해 내부 논의를 거쳐 공학 전환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에서 남중이나 여중이 공학으로 전환된 것은 2007년 송원중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05년에는 진흥중이 공학으로 돌아섰고, 고등학교에서는 1997년 숭일고가 남학생 6학급, 여학생 4학급으로 공학 체제를 도입한 바 있다.

시교육청은 서강중을 계기삼아 다른 학교들도 남녀공학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남중과 여중이 일부 지역에 편중되면서 성비 불균형에 따른 학생배정에 어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남구 봉선·진월·주월동을 중심으로 한 제2학군의 경우 비공학 6개 중학교 중 남중은 2개인 반면 여중은 4개에 달하면서 공학으로 몰리는 남학생이 넘쳐 나 지난해에는 최고 71대 29의 남초(男超) 현상이 빚어졌다.

서구 화정동·쌍촌동이 포함된 제3학군도 15개 중학교 중 공학 13개, 남중 2개에 여중은 단 한 곳도 없어 여학생들이 공학으로 몰리면서 여초 현상이 빚어졌다. 동구 제1학군, 북구 제4학군, 일곡지구를 낀 5학군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처럼 성비 불균형이 심각하지만 사립중학교의 공학 전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단성(單性) 중학교 10곳 중 9곳이 남녀공학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 학교들은 ▲건학이념 배치 ▲전통과 자긍심 상실 ▲학습 및 생활지도 혼선 ▲학력 하락 등의 이유로 남녀공학에 반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공립중학교는 성비 불균형과 함께 학생수가 급감하고 있어 사립중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이 시급하지만 해당학교의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며 "연말까지 사학을 대상으로 공학전환과 혼성반 편성을 적극 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