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 안일한 대응 집단폭행으로 ‘비화’…피해자 측, 재발방지 대책 마련 촉구
[해남=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전남 해남지역 중학생들이 인터넷 게임 중 채팅으로 주고받은 욕설이 화근이 돼 동료 학생을 야간에 집단폭행해 충격이다.
더구나 학교 측의 안일한 대응이 학교폭력을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해남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해남 H 중학교 1학년 K 군이 지난 17일 오후 5시 17분경 해남 매일시장 하천 인근에서 중학교 1,2,3학년 8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K 군은 지난 7일 집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같은 반 친구들과 게임을 하던 중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속이고 게임에 참여한 같은 학교 3학년 (가해자) K 군과 욕설을 하며 대화를 한 것이 화근이 됐다.
방학이 끝나기를 기다린 가해학생인 K 군은 17일 개학해 1교시 후 쉬는 시간에 피해학생을 복도에서 폭행했다.
해당 학교 측은 피해학생이 2교시 수업에 지각하자 진상 파악을 위한 조사와 함께 가·피해 학생의 진술서를 받고 가해학생에게 주의조치를 취했다.
해당 교사들은 고학년에게 저학년이 학교 내에서 폭행을 당했는데도 재발방지를 위한 안전한 귀가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건을 키웠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굣길에 가해자인 K군은 인근중학교 3학년인 친구를 통해 피해학생의 반 친구들에게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 “K 군을 잡아와라”고 지시했고, 반 친구들은 K군에게 그 문자를 보여주며 학교 근처 PC방으로 데리고 갔다.
피시방에서 기다리고 있던 가해자 등은 피해학생을 둘러싸며 담배연기를 피해학생에게 내 품으면서 위협을 하고, 해남 매일시장 근처 하천으로 끌고 가 두 시간여 동안 집단 폭행했다.
특히 가해자인 K 군 등 3학년 학생들은 1,2학년들에게 폭행에 가담하지 않는다고 질책하며 폭행하도록 지시해 더욱 충격이다.
H 중학교는 20일 학교폭력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고 폭행에 가담한 가해학생 8명에게 2주간의 출석정지와 함께 전학조치를 취하는 등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들 중 2명은 범죄를 저질러 보호관찰 기간 중에 또 다시 범죄를 저질러 보호관찰에 허술함을 여실이 드러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게다가 학교 측이 폭력 현장에 20여명의 학생이 지켜본 가운데 집단 폭행이 자행됐는데도 이들에 대한 파악 없이 적극 가담자 8명에 대한 징계처분은 축소·은폐를 위해 서둘렀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해남경찰은 집단 폭행 현장에는 피해학생의 학교 1,2,3학년 학생과 인근 중학교 학생 등 20여명이 지켜본 가운데 10여명이 집단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H 중학교 정 모 교장은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학교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 서둘려 ‘학폭위’를 열어 폭행에 가담한 학생들에게 전학조치 했다”고 해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장은 “학교 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초등 대응이 중요하다”며 “한 학생이 야간에 집단폭행을 단하는 것을 학생들이 지켜만 보고 신고하지 않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피해학생 학부모는 “학교 내 연계조직의 끈을 파악하지 않으면 조직폭력이 없어질 수 없다”며 “제2, 3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확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학생은 귀 고막 파열과 가슴뼈 골절 등으로 사건 당일 인근 병원에서 응급조치 후 청주 모 대학병원에서 치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