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박물관 함평군에 들어서나 ‘기대 半 우려 半’
추사 박물관 함평군에 들어서나 ‘기대 半 우려 半’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5.09.2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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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백순 이헌서예관장 기증의사…전남도교육청 박물관 건립
예산 마련과 투자액 대한 기대 효과 의문 제기

▲ 가장 높은 금액(약 31억원)으로 평가받은 <가정유예첩>. 제주 해배 후 추사체 완성기인 과천시절 작품으로, 추사체의 궁극인 첩(帖) 비(碑) 혼융의 결정체를 보여준다.<홤평군 제공>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전남도교육청(교육감 장만채)과 함평군(군수 안병호)이 ‘추사 김정희 박물관’ 유치에 나서 관심이다.

하지만 박물관 건립에 따른 예산 마련과 투자액에 대한 기대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는 지적도 제기 되고 있다.

24일 전남도교육청과 함평군에 따르면 지난 9일 서울시 종로구 이헌서예관에서 추사 김정희 작품 기증수락 의견 및 가격자문을 위한 심의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전남도교육청, 함평군, 이헌서예관이 각각 2명씩 추천한 자문위원 6명과 군 공무원 등 총 10명이 참석했다.

심의를 위해 KBS 1TV 진품명품 감정위원, 문화재청 문화재 감정위원 등으로 활동한 심사위원을 선정해 공정성을 기했다.

이날 감정한 글씨 45점, 현판 9점, 편지 11점, 그림 4점 등 총 69점이며 심의 결과, 작품 모두 진품이며 최고 251억원, 최저 160억원, 평균 204억원이다.

이번 박물관 유치는 지난해 국향대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추사 남도에서 만나다’ 특별전시회에서 비롯됐다.

함평 나산면이 고향인 안백순 이헌서예관장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어렵게 구한 소장 작품을 전시회에 무상으로 제공했다.

그 과정에서 고향 발전을 위해 작품기증을 논의했고, 안 관장은 기증의사를 밝혔고 이를 전해들은 전남도교육청이 200억원을 투입해 박물관을 건립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함평군은 거점고 건립으로 폐교할 함평여중·고교 부지에 박물관을 건립하면, 폐교부지 구입비 42억원을 절감하고 주변 관광인프라와 접목해 상승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유치를 구상했다.

박물관은 도교육청이 건립·운영하고, 함평군은 기증받은 작품을 이곳에 무상 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함평군립미술관운영조례에 따라 기증자에게 적정사례금 지급을 검토 중이며, 필요하면 조례도 개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물관이 건립되면 전남도교육청은 도내 24만여명의 학생을 포함해 광주, 서울 등 대도시 학생을 대상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할 수 있게 된다.

또 이헌서예관은 추사 작품을 개인 소장품에서 교육용 재산으로 후세에 길이 남기고, 함평군은 기존의 관광 인프라와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개발·운영하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함평군 관계자는 “이 박물관을 건립하면 총 446억원의 직접투자효과를 거두게 된다”며 “이는 재정이 열악한 우리 함평군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도 교육청에서 직접 운영과 관리를 맡기 때문에 재정 부담은 덜고, 문화관광 저변 확대와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평군의회 한 의원은 “학생들의 체험학습을 위해 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추사 김정희 작품 69점을 전시하기 위해 200억원을 투입해 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의 체험학습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역사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구성해야 가능하지 추사 작품만으로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