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교 배정 경쟁력 기르는 방안이어야
광주고교 배정 경쟁력 기르는 방안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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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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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철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 하영철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데일리모닝] 광주시교육청은 ‘고교배정방식 개선을 위한 2차 공청회’를 열고 2018년부터 적용을 검토하는 3가지 고교 배정방안을 제시했다.

거리 정보 시스템에 의한 100% 근거리 배정, 선지원 40%에서 20%로의 축소, 현행 선지원을 폐지하고 후 배정방식 유지이다.

시교육청은 이 방안은 피아이앤리서치에서 학생, 학부모, 중등교원,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설문 결과를 종합해 내놓은 안이다.

현행 고교배정이 희망하는 학교 배정 문제, 원거리 장시간 통학 문제, 그리고 성적우수학생 쏠림현상에 의한 학교격차의 심화라는 문제를 해결키 위한다는 개정 추진 이유도 밝히고 있다.

교육청에서 밝힌 3가지 개정방안을 면밀히 살펴보면 주로 학생과 학부모, 일반 시민, 교사들의 요구와 필요를 묻는 설문 결과와 교육감의 평등 이념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설문에 의하면 고교 배정에 가장 중요한 점을 학생(46%)은 원하는 학교 배정을, 학부모(45%)는 근거리 학교 배정을, 교사(51%)는 성적 균등 배정을 희망하고 있고 가장 선호하는 방법으로는 학부모(42.3%), 교원(47%), 시민(53.6%)은 100% 근거리 배정과 선지원 축소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32.7%의 학생은 선지원 확대를 희망하고 있어 선지원 축소방안이 학생들의 의사에 반한 정책으로 생각된다. 이번에 발표된 고교 배정방법은 연구용역업체의 설문 결과에 의해 안을 만든 점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정책은 설문을 통한, 다수결에 의한 결정이어서는 안 된다. 물론 교육 수요자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은 좋으나 교육문제는 교육 논리로 풀어야한다. 미래지향적인 교육목표를 향한 지식과 정보, 지혜 그리고 창의가 있는 효율적인 정책이 입안되고 추진되어야한다.

이번에 발표된 3가지 배정방식은 결론적으로 과거 고교 평준화로의 회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설문에 응한 학생, 학부모. 일반시민, 중등교원들이 과거에 시행했던 고교 평준화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다면 이같이 100% 근거리배정, 선지원 축소, 후 배정 유지라는 설문에 동의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평준화 도입 이전에는 일고, 광고, 전여고 등 공립 고등학교가 우수학교로 인정받고 있었으나 1975년 평준화 도입이후 부터는 그 위상은 사라지고, 약 20여 년간의 평준화 시행결과 예상했던 상향평준화가 아닌 하향평준화의 평가를 받게 되어 2000년부터 선지원 후 추첨 방식이 도입된 것이다.

그 후 2007년부터 선지원 40%, 후 추첨 60% 배정방식이 시행되었고 이때부터 광주시내 고교생들의 ‘실력 광주’의 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전국 고등학교의 부러움을 사게 된 것이다. 이때 광주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은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학생을 교육했었다.

그러나 현 장교육감은 2013년부터 자기의 평등이념 실현을 위해 성적변인을 반영한 등급별 선 배정40%, 후 배정 60% 고교배정 방식을 도입했고 그럼에도 우수학생 쏠림현상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고교간의 격차 해소를 위한 방안을 이번에 내놓게 된 것이다.

이는 교육감의 평등 이념에 의한 고교 평준화 배정방식으로 과거에 실패한 평준화의 회귀를 의미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 생각한다.

‘과거와는 다른 대입전형(수시전형)이기 때문에 고교를 평준화하여 내신관리에 유리한 교육 환경을 만들고 경쟁 없는 행복한 학교교육을 지향한다는 교육감의 생각에 어느 정도는 공감은하나 현행입시제도에 비추어 보면 그것은 이상이지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이다.

고등학교 학생들은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현실적 목적이다. 그들의 진로를 위한 고교교육은 정시와 수시를 대비해야한다.

타 시·도는 자사고와 특목고가 있어 주로 정시를 대비하고 일반고는 우리와 같이 수시대비에 올인 하고 있다. 광주시는 모든 타 시·도에 있는 자사고나 외고 같은 특목고가 없다.

특히 매년 중학생 1000여명 이상이 시외로 유출되는 교육환경에서 과거에 실패한 평준화로의 회귀와 수시전형 대비는 개선해야 할 정책이다.

교육감의 평등이념 실현을 위한 하향 평준화로의 회귀, 교육 수요자의 설문에 의존한 정책 추진 그리고 과거 평준화 이전, 이후 교육현장에서 경험해 본 교육 전문가의 참여가 없는 공청회는 효율성 있는 고교배정방식을 도출해 낼 수 없음을 생각해야한다.

우리 광주 학생들이 입시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은 시내 일반계고교 특히 사립고교들의 경쟁력을 살리는 것이다. 평준화를 향한 고교배정방식은 고교 경쟁력 약화로 고교생들의 미래 입시경쟁에 어려움을 야기 시킨다는 점을 생각해야한다.

광주학생들의 대입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타 시·도에 있는 자사고나 특목고의 신설이 필요하나 있던 자사고도 폐쇄시킨 현 교육감 체제에서는 가능성이 없는 일로 생각되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광주교육의 문제점인 매년 광주시 중학생 1000명 이상의 시외 유출을 막아야하고 이 점을 고려치 않으면 고교배정 방법은 성공할 수 없다.

광주고교배정 방법은 과거 2007년부터 실시 해온 조건 없는 선시원 40%, 후 추첨 60%방법으로 바꿔야한다. 성적요인을 반영한 선 배정, 후 배정 방법은 우수 학생의 선택권을 막아 고교간의 경쟁력 약화의 원인이 됨을 생각해야한다.

광주의 시민, 학부모, 정치인, 지식인들은 매년 1000명 이상의 중학생 시외유출을 막아야하고, 과거 실패한 하향평준화의 전철을 밟지 않는 고교 배정방식이 추진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고교배정은 교육감의 생각이 아닌 학부모와 시민들의 필요와 요구를 바탕으로 고교 경쟁력을 기르는 효율성 있는 방안이어야 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