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목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20분께 전남 신안군 하의면 후광리 김대중 전 대통령생가 초가 사랑채 지붕에서 불이 났다.
밭일 나가던 주민이 연기가 나는 것을 일찍 발견해서 큰불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조금만 늦었으면 볏짚을 올려 만든 생가 지붕을 타고 불이 크게 퍼질 뻔 했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화재원인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의 생가가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된 것은 1999년 9월이다.
전남 신안군 하의도 후광리에 자리 잡은 생가터는 1924년 김 전 대통령이 태어나 1936년 하의보통학교 3학년까지 어린 시절을 보내던 초가집이다.
김 전 대통령의 어머니는 이곳에서 김 전 대통령을 키우며 염전 노동자들의 밭을 지어주며 생계를 꾸렸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이 목포북초등학교로 전학 가면서, 288㎡의 생가는 헐리고 마늘밭으로 변했다.
'김대중'이라는 이름이 정치인으로 널리 알려질 때 쯤 이곳이 그의 생가터였음을 알리는 표지판만 들어서 있었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의 종친들이 복원 사업을 시작, 1999년 9월 60여년 만에 원형 복원했다.
생가 복원은 하의도의 다른 주민의 집을 다시 사들여 해체한 다음, 그 집의 기둥 등 주요 목재를 이용해 옛 모습 그대로 복원했고, 지붕에는 초가집 지붕을 올렸다.
복원된 생가는 모두 6칸으로 안채, 창고 1동, 화장실 1동, 헛간 등 구성돼 있다.
이곳 생가에서는 2002년 12월 13일에도 방화로 인한 불이 났다.
경찰은 18일 오전에 발생한 화재도 특별히 불이 날 만한 요인이 없는 곳에서 발생한 것에 주목하며 방화로 인해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하의도에 들어온 외지인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