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휘국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될 때까지 싸우겠다"
장휘국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될 때까지 싸우겠다"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7.01.3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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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학교 지정·대행 업무도 거부…"보조교재 9월 배포할 것"

▲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국정 역사교과서가 폐기되는 그 날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31일 국정 역사 교과서 최종본 및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발표한 것과 관련, 장 교육감은 이날 오전 광주시교육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초·중·고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으로서 매우 안타깝고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 역사교과서는 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었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박근혜표 대표정책인 국정교과서도 탄핵됐다”며 “광주시교육청은 국정 역사교과서가 학교현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모든 역량을 다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장 교육감은 역사교과서 최종본에 대해 "현장 검토본에서 문제가 됐던 내용을 대부분 수정하지 않고 단순히 오·탈자나 사진을 수정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특히 국민적 논란을 야기했던 1948년 '대한민국 수립'을 고수해 헌법 전문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교육의 질을 크게 후퇴시킬 것이 자명한 국정 역사교과서는 당장 폐기되어야 마땅하다"며 "오류와 왜곡으로 얼룩진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은 학교 현장에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검정교과서의 집필기준에 대해서도 "새로운 검정 교과서의 집필기준은 국정 역사교과서와 매우 유사하다"며 "편찬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 집필하면 유사품을 대량 복제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으며 결국 8종의 또 다른 국정교과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교육감은 “검정 교과서 개발은 집필과 심사, 수정, 인쇄 등의 과정에 최소 1년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며 “당장 2018년부터 학교현장에서 검정교과서를 사용하려면 개발기간이 1년도 되지 않아 ‘부실교과서’ 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교육부가 이런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부실 집필을 유도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처사이다”며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개정 시행시기를 2019년으로 연기하고,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전면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역사교육의 퇴행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며 “국민의 생각과 의견은 철저히 무시한 채 반헌법적, 비민주적, 반역사적, 반교육적으로 밀실에서 추진된 국정 역사교과서는 지금 당장 폐기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장 교육감은 "광주, 전북, 강원, 세종 등 4개 교육청이 공동 개발하고 있는 보조교재를 늦어도 오는 9월에 현장에 배포해 교사들이 참고하도록 하겠다"며 "국정교과서 사용의 발판을 만들어주는 연구학교 지정과 대행 업무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