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생활서 겪은 삶의 애환 詩로 풀다
교단생활서 겪은 삶의 애환 詩로 풀다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7.02.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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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사랑할 게…’전상훈 지음 책과나무 1만2000원
일상·자연·가족의 세상사 이야기…관조·여유 서정적 문체로 그려내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38년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이달 말 정년퇴임하는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이 시집을 펴내 눈길을 끈다.

바로 전상훈(62) 첨단고 교장의 두 번째 시집 ‘아직도 사랑할 게 너무 많아서’다.

이 시집에서 전 교장은 그간의 교단생활에서 겪은 삶의 애환과 일상세계에 대한 성찰,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경탄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담았다.

세월 속에서 한층 숙성되고 정련된 시적 사고와 원숙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삶에 대한 관조와 여유를 특유의 서정적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시집에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인생에서 사랑할 것들이 많아 가슴을 뛰게 하고 때론 졸이게 하던, 집착할 것들이 많아 웃게 하고 때론 울게 하던, 다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회한이 많아 오래오래 아프게 하던 시인의 인생이 101편의 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 ‘거기엔 다 이유가 있다’에서는 일상적 삶의 세계에 대한 불교적 성찰과 깨달음이 주를 이룬다.

특히 ‘선암사의 밤’ 외 4편의 시를 통해 세사의 번뇌를 극복하려 하는 정신적 몸부림과 그를 제대로 이루지 못하며 살아가는 인간적 고뇌를 담았다.

2부 ‘이 아름다운 봄날엔’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탄과 우주적 질서에 대한 통찰을 감각적 언어로 형상해낸다. 분단현실 속에서 직접 바라본 금강산과 백두산에 대한 시인의 감응은 통일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담고 있다.

3부 ‘내 마음의 꽃밭’에서는 자신의 가정을 중심으로 어머니와 아내, 자식들과의 운명적인 관계 속에서 느끼는 사랑의 기쁨과 슬픔 등을 진솔하게 표현한다.

마지막 4부에는 ‘나에게로 가는 길’에선 삶과 죽음에 대한 비극적 인식을 토대로 본원적 자아에 대한 갈구, 무욕적 삶에의 동경 등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고 죽는 날까지 진실한 삶을 살고자하는 의지 등을 특유의 애잔한 어조와 서정적 문체로 노래한다.

함평 출생인 전상훈 교장은 1977년 조선대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1993년 동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9년 고흥 백양중을 시작으로 38년째 교직 생활을 이어 오다 이달 정년퇴임한다.

전 교장은 1991년 월간 ‘문학공간’ 신인상 수상으로 문단에 데뷔했으며, 1996년 시집 ‘사는 데 무슨 말이’를 출간했다. 1997년 국민교육헌장 유공 대통령표창, 2003년 정부 모범공무원상(국무총리), 2017년 황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