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초등생, 성인용 수저로 급식…불편 ‘이만저만’
광주 초등생, 성인용 수저로 급식…불편 ‘이만저만’
  • 홍갑의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9.04.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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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만으로 밥 먹고·'X자' 형태 잘못된 젓가락질 등 식사 때마다 불편 감수
일부 병설유치원도 수익자 부담으로 젓가락 구입
광주B초등학교 급식.해당학교 병설유치원 원아도 떡볶이나 김치국 등 동일식단을 제공받는다.(사진=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제공)
광주B초등학교 급식.해당학교 병설유치원 원아도 떡볶이나 김치국 등 동일식단을 제공받는다.(사진=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제공)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광주지역 초등학교 154곳 중 151곳이 아동용이 아닌 성인용 수저(숟가락, 젓가락)를 사용하고 있어 아동발달 단계를 고려한 식기 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는 18일 "광주지역 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의 급식 시설 개선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시교육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두 단체가 광주지역 154개 초등학교 급식 식기사용 실태를 파악한 결과, 아동용 수저를 사용하는 학교는 단 3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151개교는 성인용 수저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대부분 학생들은 젓가락을 아예 사용하지 않고 숟가락 만으로 밥을 먹거나 젓가락을 사용하더라도 중간부분을 잡고 'X자' 형태의 잘못된 젓가락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병설유치원은 소위 '에디슨 젓가락'을 수익자 부담으로 구입해 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숟가락도 성인용이다 보니 학생들이 식사 때마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병설유치원의 급식실태는 더욱 심각해 광주지역 병설유치원 119곳 가운데 전용급식실이 있는 학교는 단 한 곳도 없이 대부분 초등 급식실과 공동사용하고 있다. 원아들의 신체 기준이나 특성 등을 고려하지 않아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유치원생과 초등생의 경우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다르고 특정 음식을 씹고, 소화하는데도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동일 식단을 제공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적잖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초등과 유치원 급식용 수저 구입비는 막대한 급식 예산에 비하면 규모가 작아 교육청과 단위 학교 의지만으로 편성이 가능하고 지역에서 운영되는 가정 어린이집 형태로 필수조리기구와 위생·소독기구 등을 갖춰 조리사 1명이 운영한다면 최소 예산으로도 별도 유치원 급식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와 교육청은 더 이상 효율성이나 예산을 핑계 삼아 초등학교 학교급식 현안에 ‘모르쇠’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