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 ‘아시타비(我是他非)’
올해의 사자성어 ‘아시타비(我是他非)’
  • 홍갑의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20.12.2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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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 교수 906명 설문조사 결과…'나는 맞고 당신은 틀렸다'
정상욱 전 동방대학원대학교 총장(문학박사)가 예서체로 직접 휘호했다. 정 전 총장은 대한민국 서예문인화 원로총연합회 공동회장을 지냈다. '아시타비'는 '나는 옳고 다른 이는 그르다'라는 뜻으로 '내로남불'의 한자 버전이다. 일종의 사자성어처럼 쓰이게 된 내로남불에 대응하는 한자를 골라 네 자로 엮은 것이다.
정상욱 전 동방대학원대학교 총장(문학박사)가 예서체로 직접 휘호했다. 정 전 총장은 대한민국 서예문인화 원로총연합회 공동회장을 지냈다. '아시타비'는 '나는 옳고 다른 이는 그르다'라는 뜻으로 '내로남불'의 한자 버전이다. 일종의 사자성어처럼 쓰이게 된 내로남불에 대응하는 한자를 골라 네 자로 엮은 것이다. (출처 : 교수신문)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교수들이 올 한 해 우리 사회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선정했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뜻으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자어로 옮긴 성어로 사자성어보다는 신조어에 가깝다.

교수신문은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2020년 올해의 사자성어’에 대해 이메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아시타비’(32.4%·588표 복수 응답 허용)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모든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서로를 상스럽게 비난하고 헐뜯는 소모적 싸움만 무성할 뿐 협업해서 건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역시 “여야, 진보와 보수,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사이는 물론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을 두고서도 사회 도처에서 ‘내로남불 사태’가 불거졌다”라는 평을 보탰다.

정계를 중심으로 뻔뻔스런 말이 들끓어 사회 전반에 극심한 피로만 낳았다는 진단이다.

설문에 응한 교수들도 문제의식을 같이 했다. “조국에 이어 추미애, 윤석열 기사로 한 해를 도배했는데 골자는 한 줄이다. ‘나는 깨끗하고 정당하다’”(예체능∙40대), “진보 정권은 잘못을 인정하는 일이 없고 보수 세력은 과거를 뉘우치지 않는다”(사회∙60대), “도덕적 시비에 빠진 적폐청산과 야당의 방어전략으로 추상적, 도덕적 차원에 국정이 고립됐다”(사회∙30대) 등 평이 아시타비에 따라 붙었다. 정치인 뿐 아니라 언론, 검찰, 지식인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두 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은 사자성어는 후안무치(厚颜無耻·21.85%)다. ‘얼굴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으로 아시타비와도 뜻이 동한다.

올해의 사자성어 본 설문조사는 온라인 조사 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에서 진행했다 (출처 : 교수신문)
올해의 사자성어 본 설문조사는 온라인 조사 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에서 진행했다 (출처 : 교수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