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설립 취지 어긋나게 ‘운영’
영재학교, 설립 취지 어긋나게 ‘운영’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23.09.1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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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학계열 진학 해마다 증가…올해 164명 지원 83명 진학
강득구, “영재학교 본연의 취지에 맞게 운영되어야”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이공계 인재 양성을 위해 국민 세금으로 설립·운영되는 영재학교가 본연의 취지에 맞게 운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안양만안)이 19일 “의대 수시 경쟁률이 평균 46대 1을 기록한 가운데 전국의 8개 영재학교 학생 83명이 올해 의약학계열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강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2022학년도) 218명의 영재학교 학생이 의약학계열에 진학했다.

연도별로는 ▲2020학년도 62명 ▲2021학년도 73명 ▲2022학년도(’23년 2월 졸업) 83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광주과학고에서는 2020학년도에 4명이 지원해 2명이 진학했고 2021학년도는 7명이 지원해 5명, 2023학년도 1명이 지원해 1명이 의약계열학과에 진학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영재학교는 영재교육을 위해 설립되었으며, 본래 목적은 이공계열의 인재 양성이다.

이에 따라 기본적으로 의약학계열로의 진학은 권장되지 않으며, 의약학계열로의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은 본교 진학에 부적합하니 지원하지 말 것을 모집요강과 입학설명회 등에서도 밝히고 있다.

현재, 영재학교에서는 의약학계열로 진학하게 될 경우 지원금 전액을 환수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자를 환수대상자에 포함한 학교는 한국과학영재학교, 서울과학고, 경기과학고 등 세곳에 불과하다.

2022학년도 서울과학고등학교에서 환수 조치가 된 학생은 47명으로 총 환수 금액은 3억 2000만원이 넘었다. 경기과학고등학교의 경우 2022학년도 24명의 학생의 장학금을 환수했다.

반면 의약학계열 진학을 희망해 일반고로 전학을 간 학생은 최근 3년간(2020~2022학년도) 매년 1명에 그쳤다.

교육비·장학금 전액 환수, 추천서 작성 금지 등 영재학교 측의 제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의대 진학을 위해 일반고로 전학을 가기 보다는 지원금 반환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강득구 의원은 “과학기술 인재 분야 양성을 위한 영재학교는 국민의 막대한 세금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영재학교가 본연의 취지에 맞게 운영되어야 한다”며, “영재학교의 의약학계열 지원자와 진학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만큼 모든 영재학교에서는 의약학계열에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교육비·장학금을 환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서울과학고등학교 등의 사례에서 보듯 단순히 교육비와 장학금 환수라는 제재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는 만큼, 교육당국의 실질적인 조치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