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기
겨울나기
  • 데일리모닝
  • kuh3388@dmorning.kr
  • 승인 2024.01.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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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란 시인
유미란 시인
유미란 시인

 

 

 

 

 

 

 

 

 

 

눈 쌓인 산딸나무에

털 부풀린 겨울 참새

동글게 동글게 무리로 앉아

쉼 없이 재잘대며 볕을 쬐고 있다

 

춥게 앉아 무슨 얘기를

저리 재미나게 하고 있을까

겨울잠 잊은 웅크린 소리

차갑게 들리는 앙상한 뜰

 

이제 곤충도 씨가 말라

눈외엔 먹을 게 없을 텐데

무얼 먹고 살았는지

통통하게 살이 찐 아이들

 

눈 쪼아 먹으며

목 축이는 사이에도

눈치 백단 삼엄한 경계

 

이 겨울 살아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터

견디기 힘든 계절임을

계속 멈추지 말고 재잘거리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