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란 시인
눈 쌓인 산딸나무에
털 부풀린 겨울 참새
동글게 동글게 무리로 앉아
쉼 없이 재잘대며 볕을 쬐고 있다
춥게 앉아 무슨 얘기를
저리 재미나게 하고 있을까
겨울잠 잊은 웅크린 소리
차갑게 들리는 앙상한 뜰
이제 곤충도 씨가 말라
눈외엔 먹을 게 없을 텐데
무얼 먹고 살았는지
통통하게 살이 찐 아이들
눈 쪼아 먹으며
목 축이는 사이에도
눈치 백단 삼엄한 경계
이 겨울 살아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터
견디기 힘든 계절임을
계속 멈추지 말고 재잘거리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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