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지금 어떤 길을 걷고 계십니까?
[칼럼]지금 어떤 길을 걷고 계십니까?
  • 이정원 광주시교육청 교육자치과장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2.03.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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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지’,‘오르막 길’
   
 
▲ 이정원 광주시교육청 교육자치과장
 
하고 싶은 일에는 방법이 보이고,
하기 싫은 일에는 변명이 보인다.’
‘가라앉으면 엉터리 목공(木工)이 만든 고물배요,
가라앉지 않으면 선주(船主)의 자랑스런 배다.

교육행정직 공무원으로 교육계에 몸 담은지 34년...

변변한 공적 하나 없이 그 긴 세월동안 무엇을 하며 보냈을까? 생각을 해보니 미안한 마음에 그저 얼굴이 화끈 거릴 뿐이다.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과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문득 직장생활에서 자기 자신과 조직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두려운 적이 무엇일까? 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답은 권태와 매너리즘(mannerism)이라 생각된다. 자기 일에 독창성이나 신선미를 잃고 재미 마저 못 느끼면서 그 재미없음을 그대로 인정하는 태도가 자신과 조직의 발전 저해로 이어지고 급기야 인생 전체를 그르치는 경우를 종 종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몇 번쯤은 자기변혁을 시도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자기변혁이란 곧 자동차의 기어를 바꾸는 것처럼 1단에서 2단 그리고 4단에서 다시 1단으로 기어를 바꾸듯, 그 때 그 때의 환경에 따라 자기 인생에 자극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자기변혁의 필요성을 대변하는 한 예화가 있다. 한 농부가 황톳길에서 마차를 타고 가던 중 졸음에 겨워 힘겹게 길을 가고 있었는데 갈 길은 바쁜데 마차의 속도가 너무 느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사막길을 걸어가듯 괴롭기만 하던 터라 그렇게 한참을 가다 지친 농부는 마침 맞은편에서 오던 행인을 붙들고 물었다.

“저 여보세요, 도대체 이 언덕길은 얼마나 더 가야 끝이 나와요?” 그러자 지나가던 사람은 별 이상스런 사람 다 봤다는 듯 말했다.

“언덕길요? 아니 어떻게 해서 이 길이 언덕이란 말이요. 하 하, 이제 알겠소. 내려와서 당신의 마차를 한번 보시오 뒷바퀴가 빠져 있잖소”

권태와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직장인에게 일침을 가하는 예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뒷바퀴 하나가 빠져 있는지도 모르고 가는 길만 험하다고 투덜대는 이 농부와 같지는 않은가 싶다.

평지가 언덕길로 느껴지고, 간단한 문제에 부딪쳐도 도저히 해결하지 못할 벽에 부딪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자신이 이미 권태와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인생에도 몇 번의‘기어변속’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요에 따라 자기를 변혁시킬 수 있는 사람은 어떤 문제에 부딪쳐도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필리핀 속담에 ‘하고 싶은 일에는 방법이 보이고, 하기 싫은 일에는 변명이 보인다.’ 동아프리카 속담에도 ‘가라앉으면 엉터리 목공(木工)이 만든 고물배요, 가라앉지 않으면 선주(船主)의 자랑스런 배다.’

우리 대화중에도 결과를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감사포용형 단어인 ‘덕분에’보다 상대방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책임전가형 단어인 ‘때문에’란 표현을 더 자주 쓰는 경향이 있다.

자기 변혁의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일에 ‘때문에’ ‘때문에’만을 남발하다보면 우리의 인생도 구겨진 은박지처럼 남루하기 그지없게 되고 말 것이다.

1단 기어에서 2단 기어로의 ‘기어변속’이 아닌 ‘중립 기어’나 ‘후진 기어’로 기어변속을 해 놓고 왜? 차가 앞으로 달리지 않냐고 탓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 평지가 오르막이 아닌 평지로 느끼기 위해선‘자가 점검’, ‘자기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