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을 읽어야 나라가 산다
다산을 읽어야 나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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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2.05.19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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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요즘 우리 정치지도자들의 행태를 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새로운 사회변화에 맞춰 적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고가 필요한데 우리 정치에서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얘기다.

올해는 대선을 앞두고 있다. 나라의 지도자, 리더를 뽑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불행한 나라가 없다.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제대로 대통령 대접을 못 받고 있다. 국가 최고권력자가 돈이나 퍼먹고 자빠진 나라가 대한민국일 듯싶다.

요즘 기업이나 사회단체, 정부기관 등에서 인문학 붐이 일고 있다. 어떻게 이 사회의 바람직한 리더를 길러내느냐 하는 일이다. 리더십의 기본원리를 다산 정약용에게서 배울 수 있다.

다산을 솔직히 한 마디로 규정지을 수 없다. 당대의 천재이며 만물박사이다. 그가 손을 안댄 분야가 없으며 그가 관심을 가진 모든 일들은 가히 최고 수준이다. 그는 또한 당대의 최고의 경학자이다. 실학의 최고봉이다. 공맹 이후 유교의 원리를 주자(주희)가 이어받았다고 흔히 말하나 경학자로서는 오히려 다산이 공맹 이후 최고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산을 ‘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감히 그 누구도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말하겠다. 다산을 안다고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피상적이다. 그의 내면을 들여다봐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다.

많은 행정관료나 정치지도자들이 존경하는 인물로는 다산을 들거나 감명 깊은 책으로 목민심서를 말한다. 정말 그들이 목민심서를 제대로 읽어보기는 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진짜로 읽고 그 내용을 깨우쳤다면 정말 다행이겠다. 다산은 1762년에 태어나 1836년에 세상을 떠났다. 올해가 다산 탄생 250주년 되는 해이다. 유네스코는 오는 8월 사무총장이 여수엑스포를 방문한 자리에서 세계역사기념인물로 4사람을 선포할 예정이다.

그것은 다산을 비롯하여 탄생 300주년의 장자크 루소, 탄생 150주년의 클로드 드뷔시,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거 50주년의 헤르만 헤세이다. 이처럼 세계가 다산을 인정하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다산이 하는 이야기 가운데 두 가지만 정리해보겠다. 우선을 책을 읽는 일이다. 유네스코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책을 읽지 않는 나라이다.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창의력이 부족한 것인데도 지금까지 버틴 것을 보면 참으로 용하다.

다산은 유배 시절에 두 아들이 너무 걱정이 되어서 이런 편지를 썼다. “폐족에서 벗어나는 길은 오로지 너희들의 독서이다”라는 것이다. 책을 읽어야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는 청렴하라는 이야기다. 다산이 강진 유배 시절에 젊은 영암군수 이종영(李鍾英)이 찾아와서 다산에게 훌륭한 군수가 되는 길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다산은 그에게 목욕재계하고 3일 후에 찾아오라 했다.

그리고는 육자비결(六字秘訣)을 알려주겠다고 말한다. 우선 3가지만 말했다. 첫째가 염(廉)이요, 둘째, 셋째도 염이라고 했다. 이때의 청렴은 우선은 재물로부터의 청렴이요, 둘째가 색(色)으로부터 청렴이요, 셋째가 직위로부터의 청렴이었다. 관직에 있는 사람은 모든 것으로부터 청렴해야 하고 기업인들은 요즘 저축은행 파문마냥 비자금 조성 등을 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이 군수가 나머지 3가지를 묻자 다시 3일후에 목욕재계하고 찾아오면 나머지를 알려준다고 했다. 역시 넷째, 다섯째, 여섯째 모두 염(廉)이었다. 나머지 3가지는 청렴한 정치를 해야 밝아지고, 청렴해야 위엄이 생기고, 청렴해야 강직해져서 상관도 함부로 못한다고 했다.

이제 우리는 다산을 읽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다산의 500권의 책이 지금까지 보존된 것은 후손에게 부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