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교육, 외국 환경에 자주 노출시켜야”
“외국어 교육, 외국 환경에 자주 노출시켜야”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3.01.0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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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남 영어교육 전도사 정종만 해남교육청 교육지원과장
   
 
▲ 정종만 해남교육청 교육지원과장
 

[데일리모닝] “외국어 환경에 자주 노출시켜야 외국어를 빨리 습득할 수 있다“

30여 년 동안 전남지역 일선학교에서 영어 과목을 지도하고, 현재 해남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으로 재직 중인 정종만 과장은 영어교육 외국 환경에 자주 노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TV와 영화, 책을 통해 외국어를 자주 접하고, 원어민과의 대화 기회를 꾸준히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과장은 특히 교실에서 외국어를 암기하는 것도 좋지만, 해당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실용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과장은 전남 영어교육의 산 증인이다. 그의 영어교육철학은 전남교육에 그대로 녹아 JLP(전남도외국어연수프로그램.Jeollanamdo Language Program)을 탄생시켰고, 유능한 원어민을 초청하는 등 전남영어교육을 반석위에 올렸다.

특히 영어 캠프와 연수, 우리나라 문화체험까지 1석 3조 효과를 낸 해남영어교육프로그램을 탄생시켰다. 전남 영어교육 전도사로 통하는 정종만 과장이 걸어온 길을 짚어본다.

◇ 전남도외국어연수프로그램 운영과 캐나다 원어민 교사 선발

정 과장이 2000년 도교육청 장학팀 장학사로 근무할 당시 원어민은 고작 11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알콜 중독과 언어 장애를 겪고 있던 원어민 2명을 제외하면 가용인원이 많지 않았다.

IMF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당시 시·도교육청에서 근무하고 있던 원어민들은 교육부가 일괄 선발해 배치했다. 교육부로부터 원어민 교사 선발권을 위탁받은 한국교원대 종합교육연수원의 외국어초청프로그램(English Program in Korea : EPIK) 역시 소극적인 일처리로 충분한 원어민 교사를 공급하지 못했다.

게다가 국내에 들어온 원어민 교사 200여명도 다른 대도시 근무를 희망해 전남은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

정 장학사의 고민은 시작됐다. 교과부 정종규 연구관을 찾아가 전남의 애로사항을 이야기했다. 교과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원어민 수급이 저조하다는 질타를 받아왔던 터라, 두 사람의 고민은 생각보다 쉽게 풀렸다. 교과부는 농산어촌 지역인 전남에 한해서 원어민 교사 자체 선발권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정 장학사는 2001년 9월 캐나다 현지 대학 등에 에이전트 모집 광고를 냈다. 공개 낸지 2일이 채 지나지 않아, 캐나다 현지인 쉐인피니(Shayne finni)가 면접을 보기 위해 도교육청으로 날아왔다.

서글서글한 눈매와 성실하고 정직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든 정 장학사는 쉐인피니와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했다. 전남도교육청의 에이전트인 쉐인피니는 캐나다 ESL과 대학졸업생을 대상으로 홍보에 들어갔다.

의외의 성과가 나타났다. 70명의 유능한 재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정 장학사는 심층 인터뷰를 통해 30명의 원어민 교사를 선발, 2002년 초 일선학교 등에 배치했다. 현장의 반응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인성에 초점을 맞춘 심층 인터뷰 덕분에 현장 적응력도 매우 높았다.

정 장학사는 또 한국에 온 한미교육위원단(Fulbright)에도 눈길을 돌렸다. 비영리교육기관인 풀브라이트 초청 외국인의 40%를 원어민 교사로 채용했다. 전남도교육청은 도교육청 원어민 교사를 비롯해 지자체 원어민 강사도 꾸준히 위탁 선발해 현재 385명의 영어 원어민 교사가 근무하고 있다.

원어민 교사들이 꾸준히 늘면서 좀 더 체계적인 외국어 과목 연수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정 장학사는 2003년부터 원어민 교사들로 하여금 JLP를 운영토록 했다. 1차년도 연수 후 2004년 100억원을 들여 전남교육연수원 인근 부지에 JLP센터를 건립하게 됐다.

JLP는 1단계 지역교육청 단위 교사 대상 회화 연수, 2단계 전남교육연수원 산하 JLP센터에서 집중연수, 3단계 해외연수로 구성됐다.

현재 전남도교육청의 영어 연수 프로그램은 정 장학사가 구상한 JLP에 근간을 두고 진행되고 있으며, 2009년 2월까지 도내 모든 교사가 JLP에서 집중연수를 받았다.

현재는 6개월 연수(국내 5개원연수 후 1개월 해외연수 통해 테솔 자격증 취득)와 교과부 주관의 6개월 연수(3개월 국내연수 후 3개월 해외실습)로 다양화하고 있다.

◇ 해남영어교육프로그램 효과 1석 3조...연수, 교육, 한국문화전파 등

해남영어교육프로그램은 지난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2년간 내실있게 추진됐으며, 그 성공적인 사업추진에 따라 내년도에도 도교육청과 해남군의 지원으로 3년째 추진될 예정이다.

교과부 공모 사업 첫 해인 2011년 해남군의 지원금이 2600만원, 2012년 7680만원에 이어 올해에는 1억5000만원을 지원받는다. 해남군이 이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해외영어캠프 효과를, 교사들에게 해외연수 효과를, 외국인 교사들에게 한국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등 1석3조의 효과를 냈다.

더구나 캐나다 토론토 카톨릭 교육청과 MOU 체결해 2011년도 영어캠프 참가학생 20명이 오는 10일부터 2월 2일까지 3주간 캐나다 어학연수를 떠나는 길을 열어주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운영 노하우를 살려, 학생 영어캠프의 경우 학년별 심화반과 기본반으로 편성, 학습자의 수준을 고려한 지도로 효율성을 높였다.

교실수업개선 교사직무연수에서도 원어민 교사와 함께 학생 수업을 진행, 미진한 교수 방법에 대해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캐나다 현직 교사 1명당 연수교사 2~3명을 지정해 맞춤형 수업지도를 한 것도 특징이다.

캐나다 현직 교사들은 한국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면서, 주말이면 한국의 문화유적지를 찾아 한국의 멋과 아름다움을 체험했다.

캐나다 현직 교사 수잔 씨는 “해남이 제2의 고향으로 느껴진다. 영어를 배우려고 노력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너무나 진지하고 귀여워 보인다. 해남 사람들이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다”고 말했다.

정종만 교육지원과장은 “해남영어교육프로그램은 해외어학연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열악한 농어촌 지역에 정말 필요한 프로그램이다"면서 "해남교육지원청은 2년간의 실행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영어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