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지병문 전남대 총장, 소통과 화합 '강조'
[인터뷰]지병문 전남대 총장, 소통과 화합 '강조'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3.03.25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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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화합을 바탕으로 도약발판 마련"
   
 
▲ 지병문 전남대학교 총장
 

[데일리모닝] 국회의원 출신인 지병문 전남대학교 총장의 광폭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더구나 지병문 총장은 보수집단의 대표인 대학에서 인간미 넘치는 카리스마와 정치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파격적인 개혁을 이끌고 있어 관심이다.

지난해 12월 21일 임기 4년의 전남대 총장에 취임한 지 총장의 하루 일과는 자택인 담양에서부터 시작된다.

출근 시간 30여분 동안 신문과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습득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눈에 심한 피로를 느껴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대신 지 총장은 교직원 수첩을 꺼내 한두 사람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교직원들이 열심히 교육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뒤에서 보좌하겠습니다. 좋은 의견 있으시면 총장실에 오시거나 아니면 메일을 통해 개진해주시면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아침 일찍 난데없이 총장의 전화를 받은 교직원들은 한결같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물론 선거과정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교직원들도 있겠지만, 개의치 않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또 교육부로부터 패널티를 받아온 A학점 비율을 35%에서 교육부의 권고안인 30%로 하향조정하고, 수강생이 20명 이하일 경우 절대 평가한 관행을 깨고 A학점 비율도 50%이하로 조정했다. 계절학기도 수강생 30명 이상일 경우만 강좌를 개설토록 바꾸었다.

최근에는 육성회직원 등을 포함해 현 보직에서 2년 6개월 이상 된 모든 직원을 전보 인사했다. 비교적 전문성을 요하는 의대 일부에서 반발이 있었지만, 예외자가 없었다는 이유로 노조로부터도 긍적적인 평가를 받았다.

전남대가 이처럼 파격적인 변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정치인 출신의 지병문 총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병문 총장은 제17대 국회에서 초선의원이면서도, 당내 제4정조위원장을 맡았었다. 또 당시 교육위원회 소속으로 교육전문가의 역량을 입증 받은 데다 그때 쌓았던 정ㆍ관계 인맥들이 총장 수행에 든든한 지원자가 되고 있다.

자칫 놓치거나 지나치기 쉬운 일도 정치인인 지병문 총장의 눈에는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지병문 총장은 “교수ㆍ직원ㆍ학생들과 손잡고 소통과 화합을 바탕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광주시내 모처에서 지병문 총장을 만나 최근 근황을 들어봤다.

- 취임후 효율적이고, 기능성을 강조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어떤 의미인가?

▲ 전남대학교는 최근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행정조직을 슬림화하고, 취업률 제고와 대학원 활성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학생들의 취업률 제고를 위해 융합인재교육원을 신설했다. 이곳은 크게 취업센터, 미래설계센터, 양성평등센터 등 3가지 기능을 담당하며 취업과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된 업무 전반과 취업 정책 개발, 융합인재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여성취업지도 등 취업 관련 업무를 종합적으로 담당하게 된다.

산학연구처의 산학연구과는 산학협력과와 연구진흥과로 분리했다. 산학협력과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산업체와의 산학협력과 연구협약 관련 업무 전반을 담당하며, 연구진흥과는 교수들의 연구력 증진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연구비 수주를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일에 전념하도록 할 예정이다.

대학원 전담 행정실을 설치해 대학원생과 교수에게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안정적인 예산확보를 통해 대학원 활성화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여수캠퍼스에 학무본부를 신설하고, 그 아래 교학기획부처장과 산학협력부처장을 두어 학무본부장 중심의 자율ㆍ책임 행정을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도서관, 언어교육원, 평생교육원, 융합인재교육원 등 부속기관장 명칭도 OO 분원(관)장 대신 ‘여수캠퍼스 OO원(관)장’으로 바꾸고 각 기관과 지역사회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유도할 방침이다.

- 무엇보다 다른 대학과 경쟁이 불가피한데,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어떤 대책을 갖고 있나?

▲ 전남대학교는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여 대외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정책들을 마련했다.

강의의 질을 높여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강의우수 교수’를 뽑아 시상하기로 했으며, 장기적으로는 강의 분야의 스타 교수도 양성할 계획이다. ‘강의우수 교수’는 오는 5월 스승의 날을 즈음해 10여 명 선정할 예정이며, 이들에게는 포상금 500만원씩 지급된다.

A학점의 상한 비율을 35%에서 30%로 낮추는 등 엄격한 학사 관리에 나섰다.

전남대는 현재 A학점 상한 비율이 35%로 거점 국립대학 중에서 가장 높으며 절대평가 비율까지 합산하면 A학점 비율이 전체의 42%에 달한다.

이에 각종 대외기관의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전체적인 대학 순위 하락에까지 영향을 미침에 따라 이번 학기부터 A학점의 상한 비율을 35%에서 30%로 낮추기로 했다.

또 절대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수강생 20명 이하의 교과목에 대해서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A학점 비율을 50%로 제한키로 했다.

게다가 개절학기도 수강생 30명 이하는 강좌를 개설하지 못하도록 했다.

- 교수들의 연구풍토와 여건 마련이 시급하다

▲ 교수들의 연구진흥을 위해 논문게재 장려금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SCI급 학술지에 게재된 첫 번째 논문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국내 학술지(등재지)에 게재된 첫 번째 논문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8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인상해 교수들의 연구 활동을 독려할 방침이다.

교수들의 연구 활동 증진을 위해 이번 학기부터 교수 1인당 1RA(연구보조 인력)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 학문 후속세대 양성 및 우수 연구진 확보를 위해 대학원 과정부터 전임교원 임용까지 연계된 PFF(Prominent Future Faculty)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연구자가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연구지원 서비스도 강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연구과제 접수 등록 및 연구과제 변경 등 관리에 관한 업무는 모두 온라인으로 처리되며 연구 관련 국내·외 출장 관련 정산도 증빙서류 제출을 최소화해 연구자들의 편의성을 도모하고 시간과 종이를 절약하는 등 업무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 교육의 질적 향상도 중요하지만, 취업률 제고도 무척 중요한 관건이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

▲ 현재 단과대학에서 활동하고 있는 CM(Career Manager) 조교들을 융합인재교육원으로 소속시켜 취업 업무만을 전담하도록 할 예정이다.

융합인재교육원은 CM조교들에게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CM조교들은 단과대학에 배치돼 취업상담과 취업지도를 지원한 후 그 결과를 다시 융합인재교육원에 피드백(feedback)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는 취업률이 높은 사립대학들이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전남대 또한 취업률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취업의 필수조건인 학생들의 영어 능력 향상을 위해 올해 신입생부터 2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정기적으로 영어실력 진단을 위한 시험을 실시하기로 했다.

시험 결과를 토대로 학생 개개인에게 다음 학기에 성취해야 할 목표 점수를 설정해 주고,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 학생들이 3학년으로 진급하기 전에 최소한 600점 이상의 토익 점수를 획득하도록 할 방침이다.

◆ 지병문 총장은…

전남대 경제학과 졸업, 전남대 정치학 석사, 뉴욕주립대(Stony Brook)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부터 전남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평의원회 의원,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아시아태평양지역연구소 소장 등 학내 보직을 거쳤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는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상임위원회(교육위원회, 문화관광위원회, 정무위원회)와 특별위원회(예ㆍ결산 특위, 남북특위, 방송특위, 정치관계특위)에서 활발한 의정활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