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삼산면 섬 풍력발전단지 추진 절차상 문제점 ‘속출’
여수 삼산면 섬 풍력발전단지 추진 절차상 문제점 ‘속출’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20.07.2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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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진 여수시의원 “일방적 사업 추진 안돼…주민소통 속 추진”
기암괴석·아름다운 해양경관에 삭막한 전봇대처럼 빽빽한 발전시설 포위
초도·평도·광도 등 섬 100여개 풍력발전기 건립 예정
여수 삼산면 일원에 추진 중인 풍력발전단지 위치도(자료=송하진 여수시의원 제공)
여수 삼산면 일원에 추진 중인 풍력발전단지 위치도(자료=송하진 여수시의원 제공)

[여수=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여수 삼산면 섬 지역에 5조원대 규모의 대규모 풍력단지 조성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구나 ‘섬섬 여수’를 슬로건으로 2026년 세계섬박람회를 준비하는 여수시가 기암괴석과 아름다운 해양경관과 풍부한 어장을 자랑하는 거문도 일원에 전봇대처럼 빽빽한 발전시설로 포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1일 여수시의회에 따르면 송하진 의원은 최근 열린 제203회 임시회 10분 발언을 통해 삼산면 해상풍력발전단지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 모색을 촉구했다.

특히 사업자가 풍력발전시설의 안전성과 문제점 등에 대해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일방적 밀어붙이기식으로 압력을 행사하고 있어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지역사회 분열되고 있다.

삼산면 초도와 손죽도, 역만도, 평도, 광도, 무학도 일원 공유수면에 4개 사업자가 해상 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2개 업체는 사업허가를 신청해 심의를 진행 중이고, 2개 업체는 발전소 사업허가를 신청하기 위한 전 단계인 계측기를 주변 섬 6곳에 10여개를 설치한 상태다.

손죽도와 평도 부근 해상에는 발전기 50GW(기가와트) 시간당 400MW(메가와트)를, 광도 부근에는 발전기 36GW(기가와트) 288MW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여수 삼산면 일원에 추진 중인 풍력발전단지 위치도(자료=송하진 여수시의원 제공)
여수 삼산면 일원에 추진 중인 풍력발전단지 위치도(자료=송하진 여수시의원 제공)

특히 이들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8메가 와트급의 발전 시설 수 십기가 여수 삼산면의 바다를 빼곡히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송 의원은 “이들 사업자들이 법에서 명시된 이격거리 확보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게다가 “해상발전시설 가동 이후 발생하게 될 각종 부작용 등을 사전에 예측할 실태파악 용역 등도 제대로 실시되지 않아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해상풍력 허가를 위해 주민수용성 조사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절차임에도 주민들을 상대로 충분한 설명과 설득보다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여수시가 법에서 명시된 이격거리를 무시한 채 풍향계측기 설치 허가를 내줬고, 한 업체는 전 여수시 공무원이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행정절차를 도맡아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여러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관련 법규에 따라 계측기 설치허가를 받을 수 없는 준보전 무인도서인 삼산면 초도리 술태섬에 여수시가 A사의 풍향계측기 설치허가를 내줬으나 지난해 주민들의 민원제기로 허가가 철회됐다.

또 A사는 삼산면 손죽리 준보전 무인도서인 역만도 등대에 여수시로부터 풍향계측기 설치허가 없이 해수청의 사용승낙만 받고 풍향계측 시설을 설치해 민원이 제기돼 결국 해수청 지시로 철거된 사례도 있다.

하물며 모 사업자는 주민들에게 풍향계측기를 지진 탐지봉이라 속이고 계측기를 설치했다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사업 추진 업체들의 사업수행 역량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됐다.

송 의원은 “사업규모가 수조원대에 달하는 사업임에도 일부 업체들의 자본금은 1000만원에서 1억원에 불과해 일단 발전사업 허가만 따고 보자는 식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업체들이 발전사업 면허를 다른 회사에 매각할 경우 사업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며 “결국 그 피해는 섬 주민들만 고스란히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사업실현 여부도 불투명하다. 바다에서 만든 전기를 운반하는데, 가장 가까운 육지까지도 수십㎞ 거리여서 사업비가 조 단위로 들기 때문이다.

해상 풍력발전이 어업 등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주민과의 협의도 걸림돌이다.

대규모 풍력발전사업이 365개 섬 등 수려한 해양경관을 바탕으로 세계적 해양관광도시로 도약을 준비하는 여수시의 정책방향에도 역행한다고도 문제 삼았다.

송 의원은 “세계 섬 박람회를 준비하는 여수시가 지역을 찾을 외국인들에게 아름다운 섬 풍경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전봇대처럼 빽빽한 풍력발전 단지의 삭막함을 보여줄 것이냐”고 꼬집었다.

삼산면 풍력발전단지 사업은 오는 24일 산자부 전기위원회심의에서 결정된다. 여수시는 최근 삼산면 마을 이장들에게 공문을 발송해 주민 수용성 조사 결과를 통보해 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의원은 “해상풍력발전 사업추진의 핵심인 주민 동의와 의견수렴이 이렇게 번갯불에 콩 볶기 식으로 이뤄져서는 안된다”며 “주민들 사이에선 여수시가 특정 업체를 배후에서 두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업추진 과정에서 주민을 속이고, 고소하고, 협박하고, 언어폭력을 가하는 업체가 국가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황당스럽다”고 했다.

이어 그는 “삼산면 해상풍력발전단지 건립 사업이 또 다른 상포․웅천지구에 버금가는 게이트 사건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송 의원은 “섬의 주체인 섬 주민 의견 속에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시의회 차원에서 ‘다도해 에너지파크 조성 추진단’을 구성해 사업 허가권자인 여수시의 독단적 결정을 견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