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과 배려
경쟁과 배려
  • 데일리모닝
  • kuh3388@dmorning.kr
  • 승인 2021.02.0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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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태 전 전남대학교 교수
최영태 전남대학교 교수
최영태 전남대학교 교수

[데일리모닝] 어린아이들이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공부에 매달리는 가장 큰 이유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이다.

선의의 경쟁은 필요하지만, 그래도 우리 아이들 주변의 과도한 경쟁풍토가 걱정스럽다. 경쟁을 하면서도 옆자리의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의 여유도 갖는 청소년 시절이 되면 좋겠다.

이번 설날을 앞두고 지인들로부터 전화와 문자를 많이 받았다. ‘설날 홍보 현수막을 걸어야 하지 않느냐?’, ‘다른 사람은 현수막을 시내 곳곳에 걸었는데 왜 최 교수는 현수막을 걸지 않느냐?’ 등의 내용이었다. 나를 아끼고 또 도와주고 싶어 하는 분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고맙고 죄송스러웠다.

나는 이전부터 이런 결심을 했었다. “2018년 선거(교육감)에 한 번 출마한 경력이 있으니 만약 다음 선거에 다시 출마한다면 다른 사람보다 먼저 선거운동을 시작하지는 말자.” 이미 출마한 경력을 가진 내가 남보다 먼저 선거운동을 시작하면 교육감 선거가 조기 과열될 가능성이 있고, 이것은 교육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선거로서 별로 바람직스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였다.

선거를 좀 아시는 분 중에는 나의 이런 이야기에 답답하다는 표정을 짓는 분들이 많았다. ‘교육감 선거도 똑같이 선거다.’

그런 조언에 감사하면서도, 나는 여전히 이런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교육감 선거는 교육자들끼리의 선거이니 일반 선거와는 좀 달라야 한다’, ‘아이들에게 경쟁과 배려를 함께 이야기해야 할 신분이니 선거 준비를 하되 너무 요란한 모습을 보이지는 말자’ 등등.

유불리를 떠나 이번 설 명절까지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계속 지켜나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