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과 사랑으로 이어지는 '가족의 영속성' 보여줘
[광양=데일리모닝] 장용열 기자= 봄의 전령사가 당도한 전령의 끝자락, 산수유 가지 위에는 경이로운 가족의 역사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져 있다.
노오란색의 며느리가 봄맞이를 하듯 활짝 웃고 있는 줄기 아래, 한 뼘도 되지 않는 거리에는 겨울을 온몸으로 견뎌낸 붉은 산수유 열매가 옹골차게 매달려 있다.
마치, 든든한 부모의 품 안에서 과거의 헌신과 현재의 기쁨이 공존하는 '한 가족의 서사시'를 보는 듯하다.
사진 속 풍경은 경이롭다. 차가운 겨울을 온몸으로 버텨낸 산수유 가지는 묵묵히 제 자리를 지켜온 부모의 등 굽은 헌신을 닮았다.
그 가지는 묵묵히 붉은 열매(아들)를 떠받치고 있으며, 그 곁에는 노오란 꽃(새 며느리)이 화사하게 피어나 조화를 이룬다. 가지 끝자락에는 아직 수줍은 듯 얼굴을 다 내밀지 못한 꽃봉오리 1개가 내일을 기약하며 맺혀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3번째 노란 꽃 아래, 땅을 향해 붉게 여문 열매다. 이는 부모의 보살핌 속에서 장성하여 겨울을 이겨낸 듬직한 자식들의 모습처럼 보인다.
“영원불변의 사랑”이라는 산수유 꽃말처럼, 붉은 열매는 부모가 물려준 헌신을, 노오란 꽃은 새롭게 시작되는 사랑을 상징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가족의 인연을 이야기하는 모습이다.
봄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시간이다. 겨울을 버틴 '과거'의 열매와 봄을 맞이한 '현재'의 꽃이 한 줄기에서 만난 이 풍경은, 세대 간의 단절이 아닌, 희생과 사랑으로 이어지는 가족의 영속성을 보여준다.
특히, 노오란 산수유 꽃담 아래서 이 풍경을 마주하면, 우리는 잊고 지낸 부모님의 등과 아들의 무게, 그리고 새 식구의 설렘을 동시에 마주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