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교장공모제 35개교 중 11개교 ‘무산’
광주·전남 교장공모제 35개교 중 11개교 ‘무산’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5.01.0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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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공모제 유능한 공모교장 모시기는커녕 여전히 ‘홀대’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광주·전남지역 교장공모제 지정학교 35개교 중 11개교가 지원자가 아예 없어 유능한 교장 모시기는커녕 여전히 홀대를 받고 있다.

탁월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교장을 임용해 교육현장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당초 취지와 다르게 교장공모제가 외면당하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3월 1일자 임용 예정인 교장공모제 지정학교 35개교 중 11개교가 단 한사람도 지원하지 않아 무산됐다.

광주·전남 시도교육청은 지난달 말 교장공모제 지정학교 35개교 중 28개교가 1차 공모에 지원자가 단 한 명에 불과하거나 아예 없어 재공고에 나섰다.

이들 학교들이 재공고에 불구하고도 광주지역은 6개교, 전남은 5개교 등 모두 11개교가 단 한사람도 지원하지 않았다.

광주의 경우 초·중학교 12곳 중 중학교 2곳만 1차 공모에서 2명 이상이 지원해 정상적으로 진행에 들어갔다.

반면 10개교 초등학교에 대해 재공고했으나 문흥중앙초, 양지초, 일동초, 학강초, 비아초, 동곡초 등 6개교가 아예 지원자가 없어 교장공모제가 무산됐다. 4개교는 단 한명씩만 지원했다.

전남도 교장공모제 지정학교 23곳 중 18곳이 공모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재공고에 들어갔다.

재공고에도 불구하고 해남 화산남초와 무안 청계남초, 신안 장산초, 장성남중과 완도 금일고 등 5개교가 무산됐다.

상암초, 광의초, 풍양초, 작천초, 군동초, 옥천초, 진원초, 비금동초, 창평중, 장성북중, 장성삼서중, 고금고 등 13개교는 ‘나홀로’ 응모했다.

낙안초, 노안초, 향림중, 옥곡중, 무안고 등 5개교만 1차 공고에 2명이상 지원해 심사절차에 들어갔다.

광주·전남에서는 지난해에도 교장공모제 지정학교 33곳 중 7곳이 재공고에도 지원자가 아예 없어 공모학교 지정이 철회된 바 있다.

교장공모제가 이처럼 외면 받는 것은 사실상 교장 자격증 소지자 위주로 이뤄져 이들이 굳이 공모제에 지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교장 승진이 무난한데 공모제에 지원했다가 표절 시비 등에 말려들어 자격박탈은 물론 징계를 받아 교직사회에서 우세를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공모제 지정학교가 대부분 소규모 학교로 선호학교에 자리가 나와도 임용기간 4년에 묶여 전보가 제한돼 참여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전남지역 23개교 중 56.5%인 13개교가 60명 이하 농어촌 소인수 학교이다.

또 지원 자격 또한 정년 잔여기간이 4년이라는 점과 유능한 교장들이 전문직 진출을 희망하고, 선후배 간의 연공서열이 분명한 점도 선뜻 지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임용직 교장과 달리 공모교장은 여러 공약을 내걸다 보니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교직원들에게 과도한 업무 부담을 주고, 이 과정에서 교직원들과의 마찰이 종종 발생하는 점도 공모를 기피하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교육부가 교장 퇴직자 수의 3분의 1 이상을 교장공모제 학교로 지정하도록 규정해 밀어붙인 것이 교장공모제를 겉돌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남지역 학교 관계자는 "교육부가 법령을 고쳐서라도 지원 자격을 완화하고, 공모학교 지정 비율을 낮추거나 자율에 맡기는 시스템적 개선이 선행되지 않는 한 교장공모제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겉돌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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