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한 고교, 학생 자살 시도 ‘쉬쉬’
전남의 한 고교, 학생 자살 시도 ‘쉬쉬’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5.12.1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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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학교, 자의적인 판단에 축소·은폐…학생 심리치료 없이 방치
교육당국, 재발 방지 위한 대책마련 시급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전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자살을 시도하는 자해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학교 측은 쉬쉬해 빈축을 사고 있다.

더구나 학생이 학교 부적응 등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행동에 옮긴 사건을 학교 측의 안일한 대응과 자의적인 판단에 축소·은폐한 것으로 알려져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15일 골프 명문고인 함평 모 고교 1학년 K 모 양은 학교생활 등을 적응하지 못하고 교실에서 콜라 캔 뚜껑을 이용해 자신의 손목에 상처를 입혀 병원치료를 받았다.

K 양은 발견 당시 심하게 흥분된 상태로 울면서 코치에 대한 불만 섞인 말을 하며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양은 상처 부위는 동맥이 지나가는 손목 이였으며, 과다 출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 양은 교우관계, 허리통증, 골프코치와 갈등, 골프연습 불참 등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심한 스트레스로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초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교육청은 학년 초에 일선학교에 학교폭력이나 성폭력, 자살, 학교 내외의 안전사고 등과 같은 위기상황에 학교와 교육청, 유관기관 등이 적극 개입해 학생 등을 보호하고 심리적인 안전에도 지원하라고 지시했었다.

게다가 위기 상황 발생 시 즉시 유선보고 후 서면보고하고 자살시도학생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을 펼치도록 처리 위기관리 지원시스템 계획안을 시달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코치와 갈등 관계나 학교 부적응에 대한 조사나 조치는 하지 않고 A 양이 가정형편 등 개인적인 문제로 단순 사고로 처리해 1주일간 병과조치를 했다.

뿐만 아니라 상부기관인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축소해 외부기관에서 심리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해택마저 받지 못하도록 차단한 것으로 드러나 학생안전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정 모 교장은 “가정적 문제로 자해 소동을 벌인 것이며, 병원치료를 받고 1주일 동안 치료를 위한 병과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 심리적인 상담과 치료에 대해서는 “학교에 상담교사가 배치되지 않아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심리상담사는 “학생이 학교에서 도구를 이용해 손목을 그어 피를 흘리는 사고를 상처 부위 치료만 하고 끝나서는 안 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발 방지를 위한 심리적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