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1급 여학생 서울대 정시 합격 ‘화제’
시각장애 1급 여학생 서울대 정시 합격 ‘화제’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7.01.25 1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등 6년때부터 꿈꿔… 음악ㆍ영어 재능 진학 한 몫…광주세광학교 김수연 양 "장애인에 희망주고 싶어"

▲ 광주세광학교 김수연 양<사진 세광학교 제공>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선천성 시각장애 1급(전맹)인 학생이 2017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에 합격해 화제다.

그 주인공은 광주세광학교 김수연(18) 양,

시각장애와 특수학교 학생이라는 장벽을 극복하고 꿈을 이뤘다. 무엇보다 시각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5일 광주시교육청과 세광학교에 따르면 김수연 학생은 선천성 시신경위축으로 시각장애 1급이며, 3살에 세광학교에 입학해 유·초·중·고등학교 과정을 모두 한 학교에서 마치고 이번에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정시에 합격했다.

김양은 지난 1961년 개교한 세광학교에서 첫 서울대 정시 합격생이 됐다.

김양은 초등학교 6학년 수학여행 때 서울대를 방문하면서 서울대 입학의 꿈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서울대 캠퍼스의 공기가 사뭇 다르게 느껴져 인터넷을 통해 서울대 정보를 찾다보니깐 심장이 서울대로 향했고, 열망이 강해 이때부터 도전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과 문학에 관심이 많은 김양은 피아노와 플루트, 성악을 배우며 꿈을 키워갔다.

하지만 난관에 봉착했다. 고등학교 진학 무렵 시각장애란 한계로 성악가로 성공할 수 있을지 고민이 생겼다.

고 1 여름방학때 영국 어학연수는 김양의 고민을 풀어주는 계기가 됐다. 영국 문화를 재미있게 풀어서 독자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번역가의 꿈을 새로 꾸게 됐다. 김양은 꿈을 이루기 위해 일반 학생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했다. 고 3때는 하루 10시간 넘게 공부를 했다.

이민진 담임교사를 비롯한 교과담당교사들의 헌신적인 지도도 김양에게 큰 힘이 됐다. 교사들은 표나 그림으로 된 교재를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주고 점자로 번역되지 않은 모의고사 시험지를 점자로 전환해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시각장애와 특수학교라는 환경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진로인성캠프, 진로의 날, 현장직업체험, 대학 일일체험, 영어 에세이대회, 영어 말하기대회 등 각종 활동으로 학생 개인의 역량을 향상시켰다.

김양은 광주지방법원 주최 2015 고교 모의재판대회, 광주시교육청 지원사업인 2015년 중국 국제교류활동, 정인욱복지재단 주관 2014년 영국 해외연수 활동 등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민진 담임교사는 "보이지 않으니깐 점자로 모든 교재를 읽어야 하고 일반학생들 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해야만 했다"며 "손끝으로 점자를 읽는 게 인내가 필요한 일인데, 수연이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김양은 "꿈을 이뤄 기쁘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영어도 공부해보고 싶고 음악과 언어의 공통점을 살려 융합전공도 해보고 싶다"며 "대학에서 전공에 매진해 독서의 즐거움을 주고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꿈을 주는 영어번역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세광학교는 이번 입시에서 정해훈(19ㆍ영어인문학과)군과 김한나(19ㆍ상담학과) 양이 단국대에 합격했으며 강소라(20ㆍ사범대 특수교육학과)양도 조선대에 합격했다.

세광학교 김은희 교장은 "학교 특수성과 소수라는 구성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학생과 교사가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도전을 통해 시각장애학생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