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 시대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구호 활용
교육 현장에 시대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구호 활용
  • 데일리모닝
  • m05250@hanmail.net
  • 승인 2011.06.13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목없음
   
 
▲ 장복일 보문고등학교 교장
 
명문이 꼭 길어야 하는 건 아니다. 경우에 따라선 짧을수록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1956년 대통령 선거 당시 야당인 민주당이 신익희 대통령 후보를 내세워 자유당의 이승만 대통령에게 도전했을 때의 구호가 ‘못살겠다. 갈아보자.’였다. 정치구호 가운데 지금껏 최고 작품으로 꼽힌다고 한다.

서울 올림픽 개회식의 구호 ‘벽을 넘어서’였다. ‘세계는 서울로, 서울은 세계로’도 시대정신을 담은 명문으로 꼽는다.

이들 구호는 구호로만 끝나지 않았다. 인간의 마음을 분기(奮起)시켜 행동을 하게 함으로써 역사를 굴러가게 했다. 인간의 실천을 유도한 구호들인 것이다.

이들 명문 구호는 예언적인 면도 갖추고 있다. 서울올림픽은 세계를 서울로 불러들여 서울을 세계로 알렸다.

또 88올림픽은 인종과 종교와 이념의 ‘벽을 넘어서’ 동서화합을 달성했다. 1년 뒤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는 한 계기가 되었다. 베를린 장벽과 동구권 붕괴의 동력원이었던 시위 현장에서 서울 올림픽의 주제인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가 데모 송으로 울려 퍼졌다.

학교마다 교훈과 교육목표가 있다. 교훈과 교육목표가 학생 교육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느 정도일까? 학생은 차치하고라도 학교 구성원들의 교육 활동에 어느 정도 참고나 고려 대상이 되고나 있는 것일까? 안타깝지만 우리는 이러한 물음에 대해 쉽게 긍정적인 대답을 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괜찮은 교육적 구호가 학생 교육에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본교가 구호를 만들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호에는 아래와 같은 교육적 의미가 함축되어야 한다.

필자가 제직하고 있는 보문고등학교는 우리들의 소중한 보배인 제자들이 각자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특출한 소질과 적성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 소질․적성을 스스로 발견하고, 그것이 인생의 진로가 되고, 꿈이 되도록 전력을 기울어야 한다. 보문고는 시대 변화의 키 워드는 열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모든 일은 성실, 실력과 건강, 바른 인성을 갖춰진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열정이 수반되지 않으면 큰 꿈을 이룰 수는 없다.

교직원들은 사랑스러운 제자들의 소질․적성과 열정이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아름답고 큰 꿈으로 승화할 것이라는 신념으로 교육적 정열을 불태우고 싶어 한다.

그들 개개인 모두가 행복하고, 그것을 튼튼한 주춧돌 삼아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해야한다.

보문고가 최종적으로 선정된 구호는 ‘꿈꾸는 보문, 열정의 보문, 세계로 보문’이다

외치거나 듣거나 읽은 사람 모두에게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꿈을 꾸고, 열정을 다 해 그 꿈을 이루어, 세계에 우뚝 설 수 있는 글로벌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다가서기를 소망한다.

이는 앞서의 교육적 의미가 함축되어 있기도 하다. 모두 다섯 글자로 이루어져 읽거나 듣기에도 편하다. 구호의 첫 글자를 모으면 “꿈열세” 가 된다.

이 외침이 ‘꿈을 꾸고, 열정을 다 해 그 꿈을 이루어 세계적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인식되기를 바라고 있다. ‘꿈을 활짝 열어 세상을 바꾸자.’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동문이나 교직원 등 우리 보문고등학교 관계자 모임의 구호로도 쓰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스쳐 들으면 ‘꿈열쇠’로도 들릴 수 있으나, 이 또한 괜찮은 뜻으로 이해될 수 있지 않나 싶다.

장복일 보문고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