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희망교실, 예산집행 주먹구구…취지 무색
광주 희망교실, 예산집행 주먹구구…취지 무색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5.11.0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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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회 김옥자 의원, 행정사무감사에서 질타
중학생 영화관람 항목,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수증…이틀만에 학급 전체 식비, 선물로 예산 전액 사용

▲ 김옥자 광주시의원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광주시교육청이 핵심사업인 '광주 희망교실'사업 예산 집행이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광주시의회 김옥자(광산3) 의원은 5일 시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여건 개선과 학업 의욕 고취를 위해 시작된 희망교실이 여러 문제점과 함께 본질에서 벗어난 운영을 하고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2014학년도 희망교실 정산서와 영수증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A희망교실의 경우 동아리 실험재료 구입에 전체 예산의 77%를 사용했다.

또 B희망교실은 예산 전액을 간식과 식사에 사용했고, C희망교실은 학생들의 의류 구입과 선물 구입으로만 예산의 80%, D희망교실은 10월 달에 예산을 교부 받자마자 도서 구입으로 1회에 전체 예산의 78%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희망교실 정산서에 담당자, 출납원, 학교장 결재가 누락된 경우도 많아 어떻게 예산을 사용하는지 확인조차 안 된 곳도 있었다. 명세서와 실제 사용한 영수증이 다른 경우도 발생했다고 질타했다.

특히, 1회 영화관람을 위해 시내버스 카드구입과 충전으로 16만원을 지출하거나 '간식비 구입'이라고 써 놓고 실제로는 옷장형 방향제를 구입하기도 했다.

또 '영화관람을 했다'고 하면서 실제 영수증은 식당영수증인 경우도 있었고, 모 중학교에서는 사제동행 영화관람인데도 본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 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한 희망교실의 경우 4월에 희망교실 예산을 지원받아 10개월 간 아무런 활동이 없다가 정산 기한이 다가오자 반 전체가 저녁을 먹고, 다음날 남은 예산으로 문구세트를 반 전체에게 선물해 단 이틀만 활동하고 정산하기도 했다. 2013년도 영수증이 2014년도 정산서에 함께 붙어 있는 경우마저 있었다.

희망교실은 교사가 멘토로 나서 교육 소외 학생과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 그밖에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각종 지원을 통해 보편적 교육복지를 실현한다는 목표로 3년째 운영하고 있다.

교육청은 지원 대상을 학급·학년·동아리형으로 분류해 학급과 동아리형은 교실당 50만 원, 학년형은 40만 원을 보조해주고 있으며, 지원금은 교재비, 문화·진로체험비, 상담·강사비 등으로 사용토록 하고 있다.

첫 해 1607개였던 희망교실이 지난해에는 5098개, 올해는 6171개로 3배 이상 확대됐으며, 예산은 한정된 데 반해 희망교실 수요는 크게 늘어나 예산은 지난해 32억 원에서 올해 30억 원으로 되레 감소했다.

교실당 지원금액은 2013년 300만 원에서 지난해 100만 원, 올해는 40만∼50만 원으로 줄었다.

김 의원은 "희망교실에 대해 전혀 감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정확한 실태파악도 없이 교육감 공약사업이라고 해서 교실수와 예산만 늘리는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희망교실 예산이 학급비처럼 사용하다 보니 '희망교실이 아닌 학급'의 학생들과 교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고 이것은 교육복지 우선지원 사업 본래의 취지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신청자가 많다고 거의 모두를 선정하는 게 오히려 희망교실 취지를 흐리고 있다"며 "희망교실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해 고칠 것인지, 아예 폐지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급 단위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한꺼번에 지출되는 경우가 더러 있고, 좋은 반응도 적지 않다"며 "취지에 어긋나게 예산을 사용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