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자료 작성자 업무담당 아니랍니다~”
“감사자료 작성자 업무담당 아니랍니다~”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6.05.2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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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지적받지 않으면 문제점 있어도 개선 못해
전남도교육청, “회식 가니 대신 해줘”라는 부서 피감자료 7건 중 6건 업무담당 아닌 직원 작성

▲ 교육부가 전남도교육청에 요구한 종합감사 수감자료 목록에는 감사수감목록, 과명, 작성자명, 협조과·작성자명이 명시됐다. 학생생활안전과 요구자료 7건 중 1건은 작성자의 업무이고, 나머지 6건은 다른 직원의 업무인 것으로 파악됐다.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교육부 감사 자료를 다른 팀에게 대신하게 끔 하고 회식한 부서의 피감자료를 업무담당이 아닌 다른 직원에게 전가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육부 감사반이 전남도교육청 학생생활안전과에 요구자료 7건 중 1건은 작성자의 업무이고, 나머지 6건은 업무담당자가 아닌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지난 25일부터 내달 3일까지 전남도교육청에 대해 운영 전반을 들여다보는 종합감사를 펼치고 있다.

교육부는 감사에 앞서 지난 3일 전남도교육청에 2013년 1월부터 2016년 5월까지 도교육청과 시·군 교육지원청, 직속기관, 820개 초·중·고교 등에서 이뤄진 인사, 예산, 계약, 학교폭력 현황, 교육과정 운영 등 200여건에 대한 감사 자료를 요구했다.

요구 자료가 광범위해 도교육청 직원들은 5월 가정의 달을 가족과 함께하기는커녕 휴일을 반납하고 20여 일 동안 하루가 멀다 야근을 하며 감사자료 준비 하느라 비지땀을 흘렸다.

‘회식하기 위해 감사자료 대신 해줘’라고 한 학생생활안전과에는 지난 19일에 ‘학교폭력 가해학생 학부모 특별교육 이수 현황’ 등 7건의 수감자료를 제출했다.

수감자료 7건 중에는 A와 B씨가 각각 3건, C씨가 1건 작성자로 됐다.

이들 중에는 자료준비를 위해 퇴근을 하지 못하고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며 자료를 준비하다가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병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과장은 지난 18일에서야 3명의 업무가 과중한 것을 인식한 듯 부서 전 직원이 나눠서 역할 분담해 밤 11시가 넘어서 감사자료를 마감했으나 19일 미비한 점을 발견하고 19일 밤늦게까지 보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생활안전과 개인별사무분장 업무와 감사수감자료 성격을 분석해볼 때 7건 중 1건은 작성자의 업무이고, 나머지 6건은 다른 직원의 업무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작성한 감사수감목록은 ‘체험학습 안전요원 성범죄 경력 조회 현황’, ‘수학여행 및 체험활동 등 학생참여활동 등 계약현황‘, ’수학여행 및 체험활동 등 학생참여활동 부담액 현황‘ 등 3건이나 개인별사무분장에는 모두 다른 사람 업무이다.

B씨는 ‘학교폭력 가해학생 학부모 특별교육 이수 현황’, ‘학교폭력 및 성폭력(추행)신고 또는 파악 사건 처리현황’, 학교폭력 관련 학교폭력 대책자치위원회 심의 현황‘ 등 3건이 배정됐으나 1건만 B씨의 분장업무이고 2건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C씨가 작성한 ‘안전사고 발생 및 처리현황’도 C씨의 주업무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피감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업무의 흐름을 잘 알고 있는 담당자가 잘잘못을 따져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점을 찾아야 하는데도 타인이 자료를 준비해 감사에 지적받지 않으면 문제점 있다하더라도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생활안전과 과장은 “피감자료 작성자가 업무담당자는 아니지만 업무 특성상 연관이 되어 교육부가 요구한 감사자료를 작성하게 한 것”라고 해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휴일을 반납하고 피감자료 준비 하느라 퇴근을 못하고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면서 고생한 직원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며 “몇몇 사람에 편중된 업무를 덜어주기 위해 업무담당이 감사자료 뿐만 아니라 국회, 지방의회 등에서 요구한 자료를 작성·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