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모든 중학교, “국정 역사교과서 사용 안한다”
광주 모든 중학교, “국정 역사교과서 사용 안한다”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6.11.23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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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광주지역 모든 중학교에서 정부 주도로 발행될 역사교과서를 사용하지 않기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더구나 내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중학교 역사교과서 채택 여부를 다룰 것으로 보여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3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중학교 90곳 중 88곳이 내년에 중1 국정교과서를 채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립학교 25곳도 포함됐다.

나머지 2곳도 당초 방침을 바꿔 역사 과목을 가르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90개교 학생수는 5만2000여 명에 이른다.

교육부는 최근 '2017학년도 1학기 교과용 도서주문 안내' 공문을 통해 내년에 중1 대상으로 역사교과를 개설할 경우 국정교과서를 주문토록 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에게 역사교과를 가르치지 않고 2, 3학년 때 가르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국정교과서 채택률은 0%일 것으로 보인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역사 교과는 교장 재량으로 1, 2, 3학년 중에 이수하게 되어 있어 대부분 2, 3학년에 과목을 편성하고 있다.

중 2, 3학년은 국정교과서가 아닌 기존 검정교과서가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교육청 측은 국정교과서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국정교과서 불사용과 수령 및 배포 거부, 아울러 교과서 대금 지급 거부 투쟁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교과과정 선택권이 있는 일선 학교에서 국정교과서를 모두 거부해 짐을 덜게 됐다.

전국적으로는 100개 학교만 중1 국정교과서를 채택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1 교과서 불채택은 오는 24일 세종시에서 열릴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공식 안건으로 처리될 예정이어서 전국화도 시간 문제화될 것으로 보인다.

장휘국 교육감은 "교육과정 편성권한과 수업권은 학교에 있는 만큼 교사에게 최대한 자율권을 줘야 한다"며 "교육과정 편성권과 수업권을 활용해서 국정화된 역사교과서가 현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 교육감은 2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역사 국정교과서는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있고, '최순실 교과서'라고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며 "(대통령의) 자기 집안을 미화하기 위한 교과서를 만들려는 의혹이 있다"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