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광주실력 불편한 진실 Ⅲ
<기획칼럼>광주실력 불편한 진실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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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1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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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복일 前 광주시교육청 장학진흥과장, 前 운남고 교장, 현 광주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 장복일 前 광주시교육청 장학진흥과장
[데일리모닝] 광주실력 불편한 진실 세 번째로 광주학생의 2014학년도 서울대 입학성적은 참담 그 자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광주는 서울대에 2010년에는 143명 합격하였으나 장휘국 교육감 취임 다음 해인 2011년에는 125명, 2012년 119명, 2013년 116명, 2014년 103명으로 해마다 줄었다,

장 교육감 취임 첫해에 19명, 2012년에 6명, 2013년 3명, 2014년 13명 등 4년 동안 40명이 줄어든 것이다.

이는 30%에 육박한 수치다. 10명중 3명이 서울대가 아닌 대학에 하향 지원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2011~2014년 수능에 큰 영향을 끼칠 변수가 두 가지가 있었는데, 그 하나는 장휘국 교육감 취임이고, 그 둘은 수능체제 변화이다.

그런데 그 변화의 시기마다 광주의 서울대 입학생 수는 급감했다. 1년 새에 19명이나 줄어든 2011년은 소위 진보교육감이라는 장휘국 교육감이 취임한 직후이고, 1년 새에 13명이나 줄어든 2014년 수능은 수험생의 수능 준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어, 수학, 영어에 수준별 시험이 도입된 해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광주시교육청의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취약했다고 밖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개개인도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변화가 오면, 그 변화가 자신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분석하고, 그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실천하는 게 상식이다.

하물며 25만여명 학생들의 미래 삶을 책임지고 있는 광주시교육청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광주시교육청은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소홀히 한 것이다.

2014년 시·도별 서울대 입학생 수는 서울 1270명, 경기 612명, 부산 169명, 대구 152명, 경남 138명, 인천 132명, 경북 107명 전북 101명이라는 점에서 가슴이 더욱 답답해진다.

광주의 103명은 순위로 따지면 8위로. 전국 시·도의 중간에 위치해 있고, 농도인 경남과 경북의 후 순위이고 역시 농도인 전북보다 단 2명만 많다. 서울대 입학생 수 전국 순위를 입에 올리기도 쑥스러울 지경이다.

이렇게 부진한 원인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혹자는 서울대 입학 성적만 가지고 대입 성적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언뜻 듣는 사람들에게만 그럴듯하게 들리는 말이다. 서울대 의대에 합격한 학생도 연세대 의대나 고대 의대에 불합격할 수도 있으며, 연세대 의대나 고대 의대에 합격한 학생 중에도 서울대 의대에 합격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대학 별로 전형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대학별 수능 점수 커트라인을 꼭 집어서 말할 수도 없다. 다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유수 대학 선호 학과에 합격하려면 수능 1등급 중에도 상위 등급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수능 1등급에 많은 학생이 포진해 있지 않으면 서울대를 비롯한 유수대학 합격생 수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울대 합격생 수가 적다는 것은 여타 유수 대학 합격생 수도 적다는 말이 된다. 서울대 입학생 수가 대입 성적의 척도라는 것은 우리에게는 불편한 진실이다.

다른 혹자는 지식 위주의 교육을 해야만 명문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서울대의 2014학년도나 2015학년도 수시 전형은 사실상 입학사정관 전형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선진국 특히 미국 대학의 신입생 전형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입학사정관은 교과 성적, 리더십, 협동심, 소통 능력, 적성적합도, 창의력 등 지․덕․체가 균형을 이룬 인재를 선발하는 전형 방법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급변한 시대 변화에 적응하고, 시대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인재 선발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신입생 전형 방법이다.

이러한 변화된 대입 전형에 창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 급 학교가 특색 있고 차별화된 교육과정 운영 프로그램을 정교화하고, 이를 성실하게 운영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선 학교에 학교 운영의 자율권을 대폭 이양하고, 장양해야 한다. 지금처럼 교육청이 사사건건 간섭하고 지시하는 강압 행정으로는 실력광주의 명예 회복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말 것이다.

또 다른 혹자는 대원외고, 용인외고 등을 귀족학교, 특권학교로 치부하고,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매도한다.

그런데 그런 학교들이 그렇게 매도당할 정도로 학교를 잘못 운영하고 있는 걸까? 대원외고는 2014년에 서울대에 94명(수시 63명, 정시 31명)을 합격시켜 전국 고교 중 1위를 차지했고, 용인외고는 92명(수시 61명, 정시 31명)을 합격시켜 2위에 자리매김했다.

대원외고는 2011년부터 영어 듣기평가를 없애고 영어 내신 성적과 학업계획서, 학교장 추천서 등을 반영한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했다.

성적 우수 학생만을 모집할 수 없었던 것이다. 용인외고는 2011년 신입생부터 전국 단위 자사고로 전환했다. 성적 우수 학생만 모여든 옛날의 외고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이 두 학교는 서울대 합격생 수 1, 2위를 차지했다.

이 두 학교는 해외대학에도 많은 인재를 합격시켜왔다. 그런데 해외대학 입시는 입학사정관 전형이 주류이고, 서울대는 2014학년도 수시부터 그런 입학사정관제를 전면 도입했다.

이 두 학교는 해외대학 진학 준비 노하우를 서울대 수시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서울대 수시는 학업·인성 측면을 모두 평가하기 때문에 지식 위주의 교육을 받은 학생은 불리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광주시교육청은 자랑하던 인성 교육마저도 실패했다고 질타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런 두 학교를 입시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매도한 것은, 마치 탐스럽고 달콤한 포도를 시어버린 포도라고 비웃으면서 돌아선, 이솝 우화 ‘여우와 신포도’의 여우와 진배없다.

광주시교육청은 하루라도 빨리, 변화된 대학입시 체제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실천해야 한다. 지시일변도의 강압행정으로 일관하지 말고 일선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 운영권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지금은 모든 것이 급변하는 불확실성 시대이다. 이에 따라 대입 전형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시대 탓만 하고 있으면 낙오자가 되기 십상인 세상이 되어 버렸다.

당장 서울대가 2015학년도부터 논술을 없애고, 수시는 실질적인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정시는 100% 수능 성적만으로 전형한다. 수시는 학생들의 학업 성적, 인성, 전공 적성 등 학교생활 전반을 평가한다. 단위 학교가 학생 개개인에 초점을 맞춘, 맞춤형 프로그램 정교화하고, 열정을 가지고 성실하게 실천해야 할 연유다.

서울대 정시 모집 정원은 총 모집 정원의 25% 수준이다. 100% 수능 성적만으로 전형하기 때문에 수능 1등급 비율 학생 수가 서울에 비해 월등하게 적은 광주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광주는 이름 난 자사고도 외고도 없다. 왜 자꾸 서울대 입시만 거론하느냐고 시비할지 모르지만, 서울대가 신입생 전형에 있어서 다른 대학을 선도해 왔음은 필지의 사실이다. 서울대가 추구하는 인재상도 다른 대학과 별반 다르지 않다.

시세가 여타 광역시에 비해 열악한 광주는 교과 성적, 리더십, 협동심, 소통 능력, 적성적합도, 창의력, 진취성 등 지․덕․체가 균형 잡힌 인재를 선발하는 수시 입학에 교육력을 집중해야 한다. 동시에 대학 수학 능력을 좌우하는 학업 성취도 향상에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