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허위 갑질 신고에 피해자 ‘속출’
전남교육청, 허위 갑질 신고에 피해자 ‘속출’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24.01.31 1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3년 동안 신고 건수 126건 중 70건 갑질 아니다
최근 3년 동안 전남도육청 갑질신고 처리현황(자료=전남도교육청 제공)
최근 3년 동안 전남도육청 갑질신고 처리현황(자료=전남도교육청 제공)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전남지역 교육현장에 허위 갑질 신고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어 교직원들의 갑질에 대한 생각과 인식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힘 있는 강자가 힘없는 약자에게 부당한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갑질’은 반드시 청산되어야 한다.

하지만 ‘갑질’도 문제이지만 부하직원들의 ‘을질’도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어 부당한 갑질 신고도 청산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구나 어느 곳보다 모범이 되어야 할 교육현장에서 사소한 감정에 누군가 밟고 적대적 관계를 만드는 것보다는 서로 손을 잡고 함께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진정한 관계가 이뤄질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길 기대한다.

31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전남지역 교육현장에서 ‘갑질’을 당했다는 신고가 126건 접수됐다.

이 가운데 56건이 갑질 처분을 받고, 70건은 갑질이 아니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연도별로는 갑질 신고건수는 2021년 30건, 2022년 46건, 2023년 50건 등 126건이다. 해마다 ‘갑질’ 신고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갑질’ 처분은 2021년 13건에서 2022년 21건, 2023년 22건 등 56건이 갑질로 인정돼 인사상 처분을 받았다.

‘갑질’ 행위 처분 유형은 파면 1명, 해임 1명, 정직 1명, 감봉 8명, 견책 10명, 불문경고 2명, 경고주의 39명 등 62명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

‘갑질’처분 56건보다 건수보다 처분인원(62명)이 더 많은 것은 2022년 1건에 3명, 지난해 1건에 5명이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지역 한 학교에서 교직원 행사 중 공개된 장소에서 교직원에게 비인격적 대우를 하고, 욕설 등 부적절한 표현과 호칭을 사용하는 등 상호 존중하는 조직문화 조성을 해치는 발언을 했다고 감봉처분을 받았다.

반면 갑질 신고 126건 가운데 70건(56%)는 ‘갑질’이 아닌 갑질프레임에 의해 ‘을질’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 ‘갑질’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대목이다.

모 초등학교 교장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학생과 교사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공문 반려·재작성 지시를 빈번하게 하는 등 부당한 지시를 했다고 ‘갑질’로 신고가 됐지만 교육청은 직원을 지도 감독을 위한 직무수행으로 판단했다.

또 다른 학교 교감은 직원이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것을 지적하고, 적은 일로 힘들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가 불쾌감을 주고 인격을 무시했다고 갑질로 신고 당했다.

하지만 도교육청 감사실은 증거로 제출된 대화 내용의 녹취 등을 들어보고 사회통념상 인격적 모멸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해 ‘갑질’ 교장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났다.

뿐만 아니라 한때는 사이가 좋게 근무하다 결재과정에서 정당하지 못한 것을 지적하자 돌변해 적으로 보고 이간질하며 갑질로 몰아가는 사례도 빈번히 속출하고 있었다.

직장 내 갑질 자가진단테스트 점검표(자료=전남도교육청 제공)
직장 내 갑질 자가진단테스트 점검표(자료=전남도교육청 제공)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업무지시를 할 때 모욕적인 언행 ▲ 다른 직원 앞에서 특정 직원의 잘못을 질책 ▲ 동료직원에게 공식 직명이 아닌 반말 등 부적절한 호칭 ▲ 업무 이외의 일을 직원에게 시키는 것 ▲업무시간 외에 전화나 SNS(문자, 카카오톡 등)으로 업무를 지시 ▲ 사적인 이유로 상대방에 인사상 불이익 ▲ 소속 직원이 연차휴가나 병가 등을 신청하였으나 정당한 사유 없이 승인을 거부 등은 갑질에 해당된다.

부당한 갑질 신고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A 씨는 “나도 모르게 ‘갑질’을 했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다 떠오지 않는다”며 “생각과 인식의 차이로 억울하게 갑질 교장으로 몰려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