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학생들 나만의 책 91권 출간 ‘화제’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학생들 나만의 책 91권 출간 ‘화제’
  • 홍갑의 기자
  • kuh3388@hanmail.net
  • 승인 2018.10.2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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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 학생저자 선집 출간’ 기록…우수한 글쓰기 역량 과시

▲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학생들이 직접 쓴 나만의 책 91권이 전남도교육청 1층 갤러리 이음 전시관에서 전시되어 있다.<사진=전남도교육청 제공>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열차학교)에 참가한 학생들이 책 91권을 출간해 화제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학생저자 선집’ 출간 사례이다.

전남도교육청(교육감 장석웅)은 “전남교육청이 지난 2월부터 10개월 간 운영해온 제4회 시베리아 횡단 열차학교에 참가한 학생 120명(고1)이 직접 쓴 원고를 책 91권으로 출간했다”고 23일 밝혔다.

올 시베리아 횡단 열차학교는 지난 7월 25일부터 8월 10일까지 16박 17일 동안 ‘약자를 위해서! 모두를 위해서! 조국을 위해서!’라는 슬로건 아래 중국과 러시아, 몽골 등을 탐방했다.

학생들은 고구려·발해유적, 해외한인이주지, 항일독립운동 유적지 등을 탐방하며, 유적지 주변에 들꽃 심기와 안내판 설치 등 유적지 보호활동도 전개했었다.

참가학생들은 독서와 토론, 책쓰기로 이어지는 인문 융합 교육과정을 졸업을 앞두고 자신이 느끼고 경험한 내용과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며 나만의(I-Brand) 책을 공식 출간해 교육활동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지난 2월 열차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교육과정에 선정된 도서들을 심도 있게 읽고 책 속에서 논제를 찾아 다양한 토론기법으로 생각을 다듬는 활동과 더불어 인문 융합 책쓰기 수업을 받아 왔다.

게다가 또한 여름방학 동안 17일에 걸쳐 중국과 러시아, 몽골 등을 탐방하는 유라시아 열차 대장정을 통해 저마다 주제를 찾아 책쓰기 활동을 진행했다.

학생 저자들이 직접 주제를 찾고 탐방하며 상호토론을 통해 완성한 책들을 펼쳐 보면 시, 소설부터 소논문, 에세이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왕성한 스토리텔링 역량을 드러내고 있다.

다양한 형태와 스타일의 작품 속에서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책쓰기를 통해 스스로의 자아와 마주하고 강건하게 진로를 탐색해 나가는 공통점을 보여준 것이 이채롭다. 학생 저자 도서의 중요한 특징이기도 하다.

장현석(남악고 1학년) 학생저자의 ‘F1 서포터’는 F1대회 행사에 직접 참가한 경험과 공학자로서 자동차의 미래에 관한 정보와 시각을 버무려 F1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참신하게 풀어냈다.

또 최다연(목포 덕인고 1학년) 학생저자의 ‘클·다·꿀·과! 클래스가 다른 꿀잼 과학 수업’은 평소 창의적인 과학수업에 대한 저자의 관심을 바탕으로 일상생활과 탐방과정에서 발견한 과학적 사실을 다양한 그림과 재치 있는 설명으로 묘사해 찬탄을 자아낸다.

그런가 하면 학생다운 밝은 로맨스에 사회 문제와 청소년 이슈를 버무려 300쪽이 넘는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한윤성(창평고 1학년) 학생의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도 읽을 만한 책이다. 요즘 아이들의 세계관이 이보다 더 솔직하고 명징하게 묘사된 기성 작가들의 책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놀라운 창작력을 보여준 사례는 서유진(순천팔마고, 1학년) 학생저자가 쓴 ‘가을밤의 소나기’를 들 수 있다. 이미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문장은 저자의 타고난 서사 감각을 느끼게 해준다.

강지유(여수여고 1학년) 학생저자의 ‘獨[홀로 독]’ 역시 특유의 반짝이는 문장이 저자의 독창적인 시각을 보여줘 읽는 즐거움을 안기는 책이다.

처음에 책쓰기에 두려움과 압박감을 느꼈던 학생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성장과 성취에 전국 독서토론교육 전문가들의 놀라움도 크다.

전국 시도 교육청의 독서교육 담당자 등 책 출간 소식을 접한 이들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전남교육청의 학생저자 양성 과정에 큰 관심을 갖고 방문과 문의를 잇고 있다.

론열차학교 학생들은 지난해에도 61권의 책을 발간해 11월 교육부가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주최한 ‘전국 학생 인문학 책 축제’에 특별 초대되어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독서와 토론, 글쓰기 교육이 융합된 독서토론열차학교의 독특한 교육과정 역시 관심의 대상이다.

민족의 고난과 힘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중국 접경 지역 탐방,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변곡점이 되었던 우수리스크와 블라디보스톡 탐방, 시간의 벽을 통과하는 9288km의 시베리아 열차 탑승 경험 등은 아이들의 폭발적인 성장에 큰 에너지원이 되었음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치유의 대화’라는 책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청소년들의 아픔을 스스로 위로한 김민주(진도고 1학년) 학생저자는 “평소의 내성적인 성격이 열차학교 활동으로 활달하게 바뀐 것도 고마운데 나만의 책을 펴낸 것은 너무도 보람 있는 일이었다” 며 “앞으로 다른 직업을 갖게 되더라도 학생저자로서 자신감과 정체성을 잃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은수 교사(진도고·지도교사)는 “올해 대부분의 학생 저자들이 자기만의 장르와 소재를 발굴하고 독특한 전달 전략을 짜냈다는 것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단순히 출간 숫자의 의미를 넘어서는 큰 성과로서, 책쓰기 교육의 힘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91권에 달하는 학생저자들의 책들은 22일부터 내달 2일까지 전남도교육청 1층 갤러리 이음 전시관에서 전시된다. 온라인 출판사(www.bookk.co.kr)를 통해 출간된 이번 선집은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되고 국립중앙도서관에도 납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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